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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IC 대경쟁시대] (8) 한진그룹 기조실장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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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은 외줄기 물류 지구촌''.

    한진그룹이 제시하는 21세기 전법이다.

    다른 기업들이 신규 산업에 진출한다고 요란하지만 한진은 수송.물류속에
    살길이 있다고 외친다.

    물류 혁신이야말로 제2의 경영합리화라며 아예 ''물류 전도사''길로
    나섰다.

    ''수송보국''의 이념이 한진의 21세기 비전에 그대로 관통되고 있다.

    한국에서 세계 톱 클래스의 물류그룹이 활약하는 날, 그 때 한국은
    국가 전체가 거대한 물류 거점이 되는 등 ''물류의 나라''가 된다는게
    한진의 전망이자 바람이다.

    한국을 통째로 물류 거점화하느냐, 이것이 바로 한진의 21세기에 거는
    생존 전략이다.

    ======================================================================

    [ 만난사람 = 유화선 <부국장대우 / 산업1부장>

    -한진의 주력 사업인 수송.물류부문에선 21세기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습니까.

    <> 이실장 = 유럽은 주요 도시간 시간 거리(공로)로 따져 1시간
    생활권이라고 합니다만 아시아는 지금 2시간 경제권이 돼 있습니다.

    서울에서 도쿄 북경 대북이 2시간, 홍콩을 기점으로 하면 대북 상해
    마닐라가 각각 1시간대이고 서울 북경 방콕이 정확히 2시간 거리입니다.

    21세기에 들어가면 아시아가 아니라 전세계가 3시간 경제권으로
    단축될 겁니다.

    초음속기가 등장할테니 말입니다.

    그러나 이건 교통측면의 이야기이고, 정보통신의 세계는 그야말로
    지구 전체가 동시 생활권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21세기 모습은 초고속 사회,바로 그것입니다.

    -초고속 사회가 되면..

    <> 이실장 = 사람과 물자, 그리고 정보의 흐름, 한진이 만든 말로는
    인류 물류 정보류가 엄청나게 바뀔 겁니다.

    -기업이 추구하는 전략이나 방법론도 달라지겠지요.

    <> 이실장 = 비즈니스를 보는 관점부터 바뀔 겁니다.

    사회가 추구하는 경제성이 뭐냐는데 관심을 갖는다면 21세기 기업이
    추구하는 것은 규모의 경제도 범위의 경제도 아닐 것으로 봅니다.

    네트워크의 경제, 연결의 경제를 추구할 게 분명합니다.

    -한진은 네트워크 경제를 어떻게 해나갈 계획입니까.

    <> 이실장 = 네트워크 경제에 관한 한 한진은 국내 어느 그룹보다도
    자신있습니다.

    창업때부터 수송 물류만 해왔기 때문에 네트워크 환경에 친숙하지요.

    그래서 21세기 사업방향도 수송 물류를 기본으로 할 겁니다.

    이미 목표도 정해놓고 있습니다.

    세계 10위권내 물류 그룹 진입이 그것입니다.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두고 있는 팬 알피나와 일본의 닛폰 익스프레스,
    그리고 미국의 에머리 등과 같은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한진은 육송부문이 너무 취약한 것 아닙니까.

    <> 이실장 = 세계적인 기업들과 비교하면 물론 그렇습니다.

    물류거점 확보면에서는 아직 비교 상대가 안됩니다.

    그러나 한진은 세계적인 항공사와 선사를 갖고 있습니다.

    이들 네트워크를 최대로 살리면서 세계적 물류기업의 육송부문을 벤치
    마킹한다면 우리가 세운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지만도 않다고 봅니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영업망이 전세계를 연결하고 있어 기본적인
    네트워크 골격은 이미 짜여져 있는 셈이거든요.

    -네트워크 구축도 좋고 벤치 마킹도 중요하겠지만 문제는 시간일텐데요.

    짧은 기간내에 세계 10대 물류 그룹으로 외형을 늘리자면 M&A(기업합병.
    인수)카드를 쓸 법도 한데요.

    한진은 원래 M&A로 커 온 그룹 아닙니까.

    <> 이실장 = 지금 당장 뭘 사겠다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항상 염두에 두고 관찰하는 분야는 있습니다.

    물류그룹으로서 설정해 둔 영역 안에 들어오기만 하면 즉각 인수할
    겁니다.

    -신규 사업을 해도 물류와 관련된 쪽만 하겠다는 뜻입니까.

    <> 이실장 = 물론입니다.

    여태까지 물류를 중심으로 사업을 늘려왔고 앞으로도 똑같을 겁니다.

    물류에만 전력 투구한다 하더라도 톱 클래스 물류 그룹이 될까 말까한
    마당에 다른 데를 돌아볼 여유가 있겠습니까.

    -톱 클래스 물류 그룹이 되려면 역시 경쟁력 아니겠습니까.

    <> 이실장 = 그렇습니다.

    항공 분야 같은 경우는 특히 규제완화가 급진전돼 가격 인하 행진이
    이어져 왔지요.

    서비스 서비스하지만 소비자에게 가장 먼저 와닿는 것은 가격(요금)이기
    때문이지요.

    가격이 내린다고 서비스 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가격인하는 "베스트 서비스"를 전제로 합니다.

    때문에 원가 경쟁력이 중요한 것이지요.

    한진이 경영 목표를 저원가 체계에 두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저원가 정책을 쓰다보면 인건비 상승을 억제하는 게 불가피하겠죠.

    서비스업종, 특히 항공사의 경우는 일반 제조업체보다 인건비 비중이
    배나 높다니까.

    <> 이실장 = 그래도 대한항공등 한진그룹 계열사의 임금과 복지는
    대기업중 상위권안에 들어 있습니다.

    최상은 아니지만..

    -임금과 복지가 최상이 아니면 서비스도 최상을 기대하기 힘들 것
    같은데, 한진 직원들의 서비스 수준은 몇 점 정도로 평가하십니까.

    <> 이실장 = 한진은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보기가 등촌동에 있는 서비스 아카데미입니다.

    이 곳에선 고객만족이나 고객감동 이상의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진이 강조하는 고객공감을 몸에 익히는 곳입니다.

    -한진그룹이 영종도 신공항에 거는 기대도 클테지요.

    대한항공이야말로 신공항의 최대 수혜자일테니까 말이에요.

    <> 이실장 = 국민들이 수혜자지요.

    다만 우리는 세계적인 물류거점이 들어선다는 사실 그 자체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영종도 신공항이 허브 공항이 되면 대한항공은 세계 각국의
    항공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기가 쉽습니다.

    그렇게 해서 세계 전역의 항공 네트워크를 운영한다면 대한항공은
    범세계적인 항공사로 쉽게 도약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신공항이 정말 허브공항이 될 수 있을까요.

    <> 이실장 = 허브공항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

    지금 세계에선 공항 대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공항 게이트까지 매매될 정도지요.

    더구나 서울을 중심으로 중국 일본 등 주변 국가에 신공항 20개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항공사간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게 분명합니다.

    -그러면 영종도 공항은.

    <> 이실장 = 지금부터 마케팅에 나서지 않으면 안될 겁니다.

    대형 항공사들이 영종도 공항을 외면하면 곤란합니다.

    마케팅을 통해 영종도 공항을 그냥 허브가 아닌 "그레이트 허브"공항으로
    만들어야만 됩니다.

    이를 위해선 관리 비용을 대폭 낮추는 운영의 묘도 살려야 합니다.

    일본 간사이 신공항이 비싼 이용료때문에 항공사를 뺏겨버린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겠지요.

    -조중훈회장은 "창업자에겐 은퇴가 없다"는 말로도 유명합니다만
    이 말을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요.

    <> 이실장 = 조회장의 경영 철학으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조회장께선 변화에 대한 대응이 굉장히 빠른 분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 변화를 창조하고 주도하려고 합니다.

    창업자는 그런 점에서 일반 사업가와 다르다고 봅니다.

    은퇴가 없을 수 밖에요.

    -그럼에도 한진그룹은 2세들이 영역을 나눠 맡는 분가 경영 방식을
    택해가고 있지요.

    어떻게 보면 장자승계원칙이 분명한 것 같기도 하고..앞으로 어떻게되는
    겁니까.

    <> 이실장 = 조회장은 경험과 결단으로 기업을 일으키고 키워온
    분입니다.

    2세들은 그런 경영 성과를 현대 기업 경영이론으로 체계화시키고
    있습니다.

    4형제들이 맡은 분야가 다르지만 조양호부회장 중심의 일사불란한
    단일경영체제가 형성돼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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