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민중미술의 대표작가 고 오윤 화백 (1946-1986)의 10주기를
맞아 그의 예술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추모 판화전 작전이 마련된다.

오는 21일-7월20일 한달간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학고재화랑
(739-4937)과 사간동 아트스페이스서울 (736-1713)에서 열릴 이번
전시회는 지난 86년 지병으로 사망한후 처음으로 열리는 유작전.

가난하고 소외받았던 민중들과 애환을 함께했던 그의 예술정신을 기려
"오윤, 동네사람 세상사람전"으로 이름붙여진 이번 전시회에는 이원수씨의
그림동화집에 삽입됐던 판화 60여점을 비롯한 120여점과 지난 86년
그림마당 민에서 열렸던 처음이자 마지막 전시회에 선보였던 작품
60여점 등 모두 181점이 전시된다.

학고재에서 열릴 판화전에는 미공개작 6점을 포함, "여공" "검은새"
"아이들의 노래" "할머니" "형님" "노동의 새벽" 등 그의 민중사랑
정신을 한눈에 살펴볼수 있는 흑백 및 채색목판화들이 선보인다.

아트스페이스서울에서 열릴 자료전에 출품될 작품은 데생과 스케치 등
그가 생전에 남긴 3,000여점의 자료가운데 판화와 관련된 81점을
선별한뒤 다섯시기로 나누어 전시한다.

자료전에서는 또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 사진 및 어록 연보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전시작 가운데 판화의 경우 작가가 생전에 찍어낸 오리지널 작품은
아니다.

그러나 유족들이 보관해온 원판으로 다시 제작한뒤 에디션넘버를
부여한 이른바 "에디션판화"로 기념사업회의 철인과 화가인 누나
오숙희씨가 서명도 함께 들어있다.

따라서 오리지널과 구분되는 사후판화이지만 희귀성을 인정받게된다.

작품의 희소가치를이해 원판은 전시가 끝난후 곧바로 파기표시를
한후 기념관이 설립될때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을 의뢰할 방침
소설 "갯마을"의 작가 오영수씨의 장남으로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했다.

당대의 미술사조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전통에 바탕을둔 민중적인
소재의 작업을 펼쳤던 그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계기는 80년 "현실과
발언" 창립전 이후.

간결하고 힘찬 선을 주조로한 역동적인 화풍은 80년대 민주화운동과
더불어 대학가 걸개그림의 원형이 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의 운영위원장 김윤수씨 (영남대 교수)는 "그는 제도와
격식을 싫어했던 영원한 "장외작가""였다고 말하고 "민중들의 사는
모습을 항상 관찰하면서 작품속에 반영해온 민중미술의 신화적 존재"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