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미국이 삼성전자 컬러TV에 대한 반덤핑규제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다음주중 세계무역기구(WTO)반덤핑규제협정위반혐의로 WTO에
제소할 방침이다.

정부는 7일 서울팔레스호텔에서 이석영통상산업부통상정책심의관을
포함한 재정경제원 외무부관계국장들이 참석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그동안 몇차례 요청한 반덤핑규제철회신청에 대해 미국이 다음주중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경우 제소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통산부관계자는 미상무성이 그동안 삼성전자의 철회신청요구를 외면해
오다가 지난 6일 주미대사관관계관에게 다음주초 반덤핑규제철회신청에
대한 검토개시여부를 알려주겠다고 전해옴에 따라 그때까지 미국측의 태
도를 지켜본뒤 제소여부를 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관계자는 이날 긴급대책회의에서 미국이 철회신청을 검토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경우 WTO에 제소한다는 방침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법적절차등을 면밀히 검토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WTO제소를 검토하게 된 것은 미국정부가 삼성전자의 컬러TV에
대한 반덤핑혐의조사결과 지난 86년부터 91년까지 계속 0.5% 미만의
미소한 덤핑마진판정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제기한
반덤핑철회신청을 기각해왔기 때문이다.

통산부는 미국의 계속되는 반덤핑혐의조사로 지난 91년이후 삼성전자의
대미수출이 중단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수차례에 걸친 철회신청을
기각하고 반덤핑조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명백히 WTO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지적했다.

통산부는 미국이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다른 한국전자회사제품의
대미수출을 견제하기위해 반덤핑규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만일 다음주중 미국을 WTO에 제소할 경우 지난해 WTO출범후
한국이 외국정부를 상대로 WTO에 제소하는 것은 처음이 된다.

< 고광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