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다산경영상] 수상자 인터뷰 : 이대원 <삼성항공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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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활동은 하나의 창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과 동료 선후배들이 함께 아픔도 겪고 희열도 느끼면서 공동으로
창작하는 종합 예술이지요.
때문에 경영인은 어떻게 하면 사업이 잘 될 것인가를 예민하게 느끼고
실천하는 감성과 의지를 개발해야 합니다"
제 5회 다산경영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이대원 삼성항공부회장은 수상
소감 대신 뜻밖에도 "감성과 의지의 경영"을 강조했다.
프랑스 격언에서 빌려온 "의지는 곧 힘이다"를 좌우명으로 삼아왔다는
이부회장은 경영인의 의지야말로 기업의 사활을 갈라놓게 하는 키워드라고
말한다.
이 말은 바로 "Best or nothing"과도 상통한다는게 그의 부연 설명.
"뭘 하려거든 의지를 갖고 최선을 다해 일류가 되고 아니면 아예 말아야
한다는 얘깁니다.
삼성의 초일류 기업 정신과도 잇닿아 있는 말이지요"
이부회장은 이런 좌우명에 어긋나지 않게 경영을 맡는 곳마다 조직의
틀을 혁신하고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65년 제일모직에 입사, 삼성종합건설 제일제당을 거쳐 87년부터
5년간 제일모직 사장을 지냈으며 91년에 삼성항공의 사령탑을 맡았다.
지난해말에는 삼성항공 삼성중공업 삼성시계를 총괄하는 기계 소그룹장에
올랐다.
그동안 그는 한국형 전투기사업(KFP)을 주도하면서 삼성항공을 한국의
간판 항공기 제조회사로 "승격"시키고 삼성 카메라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키운 공적을 널리 인정 받았다.
지난 4월에는 삼성중공업의 부실 사업분야 포기를 골자로 한 경영구조
개편안을 발표했으며 현재는 "ACT E&G(Engineering & Globalization)"
운동을 지휘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는 경쟁력이 살아날 가망이 있는 사업 영역을 내다보고
과감하게 전진 배치할줄 아는 혜안과 실천력을 지닌 전형적인 "삼성맨"
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런 면모는 삼성그룹의 신경영을 나름대로 재해석, 실천하는 그의 경영
스타일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한국 산업의 역사적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6.25후 경공업을 시작으로 제조업이 한동안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
했습니다.
원료와 설계를 가져다와 단순히 만들기만 하는 업태가 많았었던 거죠.
그러다 이제는 새로운 단계로 이행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항공산업에선 생산의 전단계인 설계와 엔지니어링 디자인 등이
중시되기 시작했습니다.
한마디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어가는 것이지요.
이런 격변 속에서 새로운 경쟁력 분야를 정해 글로벌 경영으로 전환해
나가는 것이 신경영입니다"
그가 일궈낸 글로벌 경영의 대표적 성공 사례는 삼성 항공의 카메라 정공
사업이다.
"삼성항공 대표로 부임했을 때 카메라 사업을 포기하자는 임원들의
의견을 많이 들었습니다.
당시 세계 카메라시장은 기계식은 독일이 전자식은 일본이 양분하고
있었거든요.
특히 일제 카메라는 대중 카메라 시장을 휩쓸고 있어 난공불락으로
여길만 했습니다.
그런데 슬그머니 일본의 독무대를 뚫어보자는 오기가 발동하더라구요.
결국 독일 롤라이사와 일본 유니온광학인수을 인수하며 숨가쁘게 추격한
결과 세계 카메라 시장의 13%를 점유하는 신기원을 이뤘습니다"
이부회장은 국내 항공산업의 일대 도약을 창조해낸 삼성항공의 F-16기
생산의 의미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항공은 국방이 근간입니다.
기업이 영리만을 추구키 위해서 항공 산업을 할 수 없어요.
국가 방위에 대한 사명감을 견지해야만 가능한 사업이지요.
아무래도 안보를 우선으로 예산과 생산계획을 수립하게 되니까요.
그런 차원에서 삼성항공을 비롯한 국내 항공업체들은 총 6천억원을
투자해 KFP(한국형 차세대 전투기사업)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불모지였던 연구.기능분야에서도 2천6백명의 관련 인력을 양산해내는
성과를 이루었지요.
이제는 모든 시설과 인력을 갖춰놓고 F-16기 생산이 끝나는 99년 이후의
후속 물량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KFP와 후속 사업이 원활하게 연결되기만 한다면 국내 항공 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때(2000년대초)가 되면 삼성항공을 항공 부문 세계 10대 업체로 키울
생각입니다.
이러한 항공 산업의 도약을 앞당기기 위해 오는 10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국제 에어쇼를 서울(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갖게 됩니다"
이부회장은 끝으로 "의지와 실천을 강조한 다산의 사상과 삼성의 신경영은
일맥상통한다"면서 "신경영의 기틀을 닦은 이건희그룹회장과 임직원들에게
수상의 기쁨을 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 심상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5일자).
본인과 동료 선후배들이 함께 아픔도 겪고 희열도 느끼면서 공동으로
창작하는 종합 예술이지요.
때문에 경영인은 어떻게 하면 사업이 잘 될 것인가를 예민하게 느끼고
실천하는 감성과 의지를 개발해야 합니다"
제 5회 다산경영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이대원 삼성항공부회장은 수상
소감 대신 뜻밖에도 "감성과 의지의 경영"을 강조했다.
프랑스 격언에서 빌려온 "의지는 곧 힘이다"를 좌우명으로 삼아왔다는
이부회장은 경영인의 의지야말로 기업의 사활을 갈라놓게 하는 키워드라고
말한다.
이 말은 바로 "Best or nothing"과도 상통한다는게 그의 부연 설명.
"뭘 하려거든 의지를 갖고 최선을 다해 일류가 되고 아니면 아예 말아야
한다는 얘깁니다.
삼성의 초일류 기업 정신과도 잇닿아 있는 말이지요"
이부회장은 이런 좌우명에 어긋나지 않게 경영을 맡는 곳마다 조직의
틀을 혁신하고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65년 제일모직에 입사, 삼성종합건설 제일제당을 거쳐 87년부터
5년간 제일모직 사장을 지냈으며 91년에 삼성항공의 사령탑을 맡았다.
지난해말에는 삼성항공 삼성중공업 삼성시계를 총괄하는 기계 소그룹장에
올랐다.
그동안 그는 한국형 전투기사업(KFP)을 주도하면서 삼성항공을 한국의
간판 항공기 제조회사로 "승격"시키고 삼성 카메라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키운 공적을 널리 인정 받았다.
지난 4월에는 삼성중공업의 부실 사업분야 포기를 골자로 한 경영구조
개편안을 발표했으며 현재는 "ACT E&G(Engineering & Globalization)"
운동을 지휘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는 경쟁력이 살아날 가망이 있는 사업 영역을 내다보고
과감하게 전진 배치할줄 아는 혜안과 실천력을 지닌 전형적인 "삼성맨"
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런 면모는 삼성그룹의 신경영을 나름대로 재해석, 실천하는 그의 경영
스타일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한국 산업의 역사적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6.25후 경공업을 시작으로 제조업이 한동안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
했습니다.
원료와 설계를 가져다와 단순히 만들기만 하는 업태가 많았었던 거죠.
그러다 이제는 새로운 단계로 이행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항공산업에선 생산의 전단계인 설계와 엔지니어링 디자인 등이
중시되기 시작했습니다.
한마디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어가는 것이지요.
이런 격변 속에서 새로운 경쟁력 분야를 정해 글로벌 경영으로 전환해
나가는 것이 신경영입니다"
그가 일궈낸 글로벌 경영의 대표적 성공 사례는 삼성 항공의 카메라 정공
사업이다.
"삼성항공 대표로 부임했을 때 카메라 사업을 포기하자는 임원들의
의견을 많이 들었습니다.
당시 세계 카메라시장은 기계식은 독일이 전자식은 일본이 양분하고
있었거든요.
특히 일제 카메라는 대중 카메라 시장을 휩쓸고 있어 난공불락으로
여길만 했습니다.
그런데 슬그머니 일본의 독무대를 뚫어보자는 오기가 발동하더라구요.
결국 독일 롤라이사와 일본 유니온광학인수을 인수하며 숨가쁘게 추격한
결과 세계 카메라 시장의 13%를 점유하는 신기원을 이뤘습니다"
이부회장은 국내 항공산업의 일대 도약을 창조해낸 삼성항공의 F-16기
생산의 의미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항공은 국방이 근간입니다.
기업이 영리만을 추구키 위해서 항공 산업을 할 수 없어요.
국가 방위에 대한 사명감을 견지해야만 가능한 사업이지요.
아무래도 안보를 우선으로 예산과 생산계획을 수립하게 되니까요.
그런 차원에서 삼성항공을 비롯한 국내 항공업체들은 총 6천억원을
투자해 KFP(한국형 차세대 전투기사업)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불모지였던 연구.기능분야에서도 2천6백명의 관련 인력을 양산해내는
성과를 이루었지요.
이제는 모든 시설과 인력을 갖춰놓고 F-16기 생산이 끝나는 99년 이후의
후속 물량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KFP와 후속 사업이 원활하게 연결되기만 한다면 국내 항공 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때(2000년대초)가 되면 삼성항공을 항공 부문 세계 10대 업체로 키울
생각입니다.
이러한 항공 산업의 도약을 앞당기기 위해 오는 10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국제 에어쇼를 서울(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갖게 됩니다"
이부회장은 끝으로 "의지와 실천을 강조한 다산의 사상과 삼성의 신경영은
일맥상통한다"면서 "신경영의 기틀을 닦은 이건희그룹회장과 임직원들에게
수상의 기쁨을 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 심상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