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제도개편이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는건 확실하다.

그러나 자금흐름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후유증은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신탁제도개편 한달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이렇다.

지난달 1일부터 신탁의 최소만기가 1년6개월로 늘어나는등 신탁제도가
개편된 이후 신탁증가세는 종전의 3분의1수준으로 둔화됐다.

반면 은행저축성예금은 작년 5월보다 3배이상 늘었다.

신탁의 이상비대화를 방지하고 은행고유계정을 활성화시킨다는 제도개편
취지가 어느정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신탁제도를 개편한 또다른 이유인 실세금리하락엔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적어도 지난 한달동안은 그렇다.

그동안 고금리를 부추긴 주범으로 지목되던 신탁의 증가세둔화로 실세금리
하락여건이 조성된건 사실이다.

하지만 신탁증가세둔화는 투신사 투금사등의 자금부족을 연속 초래,
채권매수세를 위축시켜 금리가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또 총통화(M2) 수위를 부풀려 통화관리에도 어려움을 가져왔다.

자금흐름변화에 따른 후유증이 아직은 계속되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런 일시적인 후유증이 이달엔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새로운 신탁제도아래서 생존의 방법을 나름대로 터득한데다
신탁증가세도 지난달보다는 나아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자금흐름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은행금전신탁은 (1조5천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작년 5월증가액(3조7,414억원)과 지난 1~4월 월평균증가액
(3조6천3백75억원)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반면 은행저축성예금은 5월 한달동안(4조5천억원) 늘었다.

작년 5월증가액(1조5천억원)보다는 3배, 1~4월 월평균증가액(8천1백41억원)
보다는 5배이상 많은 수준이다.

이로 미뤄 신탁비대화 방지와 고유계정 활성화라는 신탁제도 개편취지는
어느 정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탁계정위축으로 투신사와 투금사의 예수금증가세는 종전보다
크게 위축, 제2금융기관의 자금부족을 초래했다.

<>후유증

=은행저축성예금으로의 자금이동은 총통화(M2)를 1.5~2.0%%포인트가량
부풀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탁은 M2에 포함되지 않는 반면 저축성예금은 M2의 구성요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똑같은 양의 돈이 풀렸더라도 신탁계정에서 저축성예금으로
이동한 자금 3조원가량은 총통화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M2증가율은 자금수급에 별다른 요인이 없었음에도 평잔기준
15%대, 말잔기준 16%대를 기록했다.

한은은 이에 따라 통화수위조절에 나섰고 이 결과로 은행들의 단기자금
사정은 일시적인 어려움을 보였다.

은행은 물론 투신사 투금사등의 자금이 모자라다보니 회사채유통수익률
콜금리등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향후 전망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상당기간동안 신탁증가세가 주춤하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과 같은 신탁위축세는 점차 회복하는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은행고유계정이 신탁이탈자금을 확보하기위해 보너스금리를
제공하는 등 총력전을 펼친데다 신탁이탈자금도 대부분 지난달 이동을
끝냈다는 근거에서다.

박재환 한은금융시장실장은 "시장금리도 은행계정에 자금여력이 생기면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며 "한은은 이를 위해 통화를 신축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