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기업정책이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
구본영경제수석은 "신대기업정책의 양대축인 공정거래위원회와 증권감독원
에서 뇌물사고가 연이어 터져 가슴아프다"며 "국민들이 어떻게 볼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표시.
구수석은 그러나 "썩은 조직으로는 신대기업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대기업들이 봐도 깨끗하다고 인정되는 사람들이
들어가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야 신대기업정책이 설득력을 얻을수 있을 것"
이라고 이번사건을 긍정적으로 해석.
구수석은 이어 "이번 사고를 계기로 경제법령의 투명화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경제법령과 규정이 모호해 기업은 뇌물을 갖다주고 공무원은
로비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
한편 문종수민정수석은 "증권감독원장의 구속이 경제계와 금융계를 대상
으로 한 기획사정은 아니다"고 강조하고 "비리가 있으면 수사한다는 원칙에
따라 수사에 착수한 것에 불과하다"고 기획사정설을 부인.
< 최완수기자 >
<>.증권감독원은 3일 아침 박근우부원장보 주재로 임원과 각 부서장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사태파악외에 별다른 대책이 없어 침울한 분위기.
지난주에 창설이후 최대규모의 인사를 단행해 축제분위기에 젖었던
임직원들은 이번에는 개원이후 처음으로 원장이 수뢰혐의로 구속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아 경악을 금치 못하는 모습.
또 앞으로 소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손을 놓은채 수사방향
과 처리방침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개최중인 국제증권위원회기구(IOSCO)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이근수부원장은 사건직후 긴급연락을 받고 모든 일정을 취소,
귀국길에 올랐다.
<>.백원구 증권감독원장 구속이 막바지에 접어든 개인휴대통신(PCS) 등
신규통신사업자 선정에 영향을 미칠까봐 관련기업들은 우려하고 있는 모습.
현재 백원장에게 뇌물을 준 것으로 알려진 기업은 PCS, 무선데이터통신
분야에서 3~4개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정보통신부가 뇌물이나 탈세 등 기업경영의 도덕성을 평가해 불이익
을 주기로 함에 따라 혹시나 이번 사건이 사업자선정에 영향을 줄까봐 긴장
하는 표정이 역력.
그러나 이번 심사에서 도덕성평가는 지난 3월초까지 발생한 사안만을 대상
으로 하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곧바로 점수에 반영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 업계측 분석.
한편 일부에서는 청문위원들에게 나쁜 인식을 줘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청문점수를 갉아먹을수도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어 백원장
연루기업은 이래저래 당혹해 하는 모습.
< 정건수 기자 >
<>.증감원 관계자들은 지난 94년 7월 부임한 백원구원장이 비교적 청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며 수뢰사태에 대해 다소 의외라는 표정.
검찰로부터 뇌물을 준 기업으로 거론되는 유양정보통신의 박양규이사가
월계수회의 멤버이며 신진피혁의 여일균대표이사는 전두환과 대구공고
동창생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에 금융기관에 대한 개혁과 동시에 5공세력을
없애기 위한 의도가 담기지 않았느냐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또 공개나 합병등 주요 의결사항은 재경원의 암묵적인 재가없이는 불가능
하다는 점을 들면서 증감원만 매를 맞게됐다고 볼멘 소리.
< 정태웅기자 >
<>.재정경제원은 백원구증권감독원장 구속사건의 불똥이 재경원으로 튈지
여부에 온통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특히 증감원이 평소 왠만한 일들을 대부분 재경원의 금융정책실과 호흡을
맞추며 해왔고 이에따라 검찰도 재경원을 수사대상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잔뜩 긴장하는 모습.
재경원관계자는 "지난 93년 재경원출범이후 재경원 직원들이 수뢰사건에
연루된 일은 없었다"면서도 "수사당국에서 맘먹고 덤비면 어디선가 꼬투리를
잡힐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걱정스런 눈치들.
그러나 막상 금융정책실관계자들은 "백원장의 구속까지 가져온 기업공개,
기업합병, 불공정거래조사등은 증감원이 재경원과의 협의없이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증감원 고유권한"이라며 "재경원은 정책적인 측면에서만 증감원과
협의하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있는 기업에서 뇌물을 받을 일이 없다"고 다소
느긋한 표정.
<>.나웅배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3일 오전 1급간부회의를 소집,
"앞으로 업무처리에 있어서 객관적 기준을 명확히 해 투명성을 높이도록
하라"고 지시.
백증감원장의 구속으로 재경원 전체가 어수선한 분위기속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서 나부총리는 "이제는 사회전체가 감시하는 시대인 만큼 업무처리에
있어 어두운 부분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
<>.재경원은 아직까지 후임 증감원장과 관련된 질문에는 일체 "수사가
끝난뒤에 보자"며 노코멘트.
관계자들은 그러나 백원장을 포함, 현재 김용진은행감독원장 이수휴
보험감독원장등 3개 감독원장이 모두 과거 재무부차관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과거 재무부나 경제기획원차관을 역임한 사람들이나 외청장을 포함 재경원
1급중에서 나가지 않겠냐는 기대섞인 관측들.
반면 증감원개혁차원에서 홍인기증권거래소이사장등 증권관련기관에서
전격 발탁될 것이란 설도 많은편.
< 육동인기자 >
<>.한국은행과 은행감독원은 3일 증권감독원 백원구원장의 구속 사실을
접하고 감독기관장으로 그럴수가 있는 가라는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
한은과 은감원 관계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수뢰사건이후 검찰의 내사가
전 감독기관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 이와 관련해
은감원 간부가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적은 없다고 전언.
한은의 한 관계자는 증권감독원과 달리 한은이나 은감원은 거액의 뇌물을
받고 기업에게 특혜를 줄만한 일이 없어 수뢰사건에 휘말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
이 관계자는 또 지금까지 꺾기 등 사소한 부정대출을 묵인해 주는 일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한은과 은감원이 체질적으로 뇌물수수로 문제가 되는
조직이 아니라고 강조.
< 하영춘기자 >
<>.보험감독원도 증감원장 구속사실을 접하고 자숙분위기를 보이는 등
긴장하는 모습.
보감원은 증감원과는 달리 인.허가권이 없어 비리에 개입될 소지가 없다며
애써 태연해 하면서도 혹시 감독기관 전체로 사정바람이 확대되지 않을까
사태추이에 촉각.
보감원은 특히 내부적으로 검사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는 없었는지를
점검하고 임직원들에게 입조심을 당부하기도.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