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에 관한한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에 못지 않을 만큼 풍부한 문화유산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국토의 구석구석을 수놓은 불상과 돌장승 등을 만들었던 무명의 조각가들이
일구어 놓은 한국조각의 토양은 20세기에 이르러서도 한국적 미의 입체적
전통을 이어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근대조각의 선구자였던 김복진을 비롯 수많은 후진들을 길러낸 서울대의
김종영과 윤승욱, 홍대의 윤효중등 한국근대조각 1세대들은 한국조각에
전통성을 가미한 근대성을 부여하여 독자적인 한국조각의 길을 열었다.

국내에서 최고가를 형성하는 조각작가는 위에서 언급한 "선비 조각가"
김종영과 "지원의 얼굴"로 널리 알려진 권진규다.

대체로 5,000만원이상을 호가하는 그들의 작품중 대표작들은 1억원이상에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김종영 권진규 바로 밑의 시장을 형성하는 작가들로는 서울대출신 조각가
1세대로 1960년대의 기념조각상제작에 적극 참여하였던 김세중, 홍대 1회
출신으로 선구적인 여류조각가 김정숙, 김종영의 제자로 당시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철조조각을 이끈 송영수, 그리고 단단한 재료-흑단이나
스테인리스 스틸-를 사용하여 특유의 균형잡히고 세련된 원생적 형태를
창조한 문신 등이 있다.

이들은 한국전통의 조각에서 보여지는 수직적인 형태와 정신적인 내용을
가지면서도 근대 서구조각의 특징을 한국미에 동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작품들은 1,000만원이상에 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데 특성상 대부분
환경조각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대규모 작품일 경우 수천만원이상에서
거래가 협정된다.

작고작가 이외에 고액의 작품가를 받는 작가들중 최종태는 평균 3,000만원
안팎, 윤영자 최기원 민복진 등은 1,000만원 안팎에서 거래가 형성된다.

그밖에 석조조각 등 구상조각을 하는 한진섭 유영교 김동우 등의 작품이
소품기준 500만원내외에서 이루어지나 비구상작가들인 심문섭 이종각 조성묵
박종배 김인겸 엄태정 박충흠 등의 작가는 가격대를 정할 수가 없다.

그러면 조각작품의 경우 가격은 어떻게 책정되나.

회화의 경우 "호당가격"이라는 것이 있어 대략적인 가격을 예상하게 되는
것처럼 조각에도 작가에 따라 "중당가격"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래서 작품의 가격은 다음과 같은 공식에 의해 산정되지만 강조하건대
이런 개념은 미술시장 거래를 위한 하나의 지표일 따름이지 작가의 모든
작품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모든 미술작품의 정당한 가격형성과 유통을 위해서는 조각계에도
역시 미술품경매 등을 통한 공개적이고도 합리적인 제도가 요청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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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가격 = 중당가격 x 중 (단위 m)
<>중이란 : A = 가로 x 높이 x 2
B = 세로 x 높이 x 2
C = 가로 x 세로 (A + B + C)/0.018 = 중

이 공식에 따르면 ''중''은 밑면을 제외한 작품의 표면적을 의미하는
개념임을 알수 있다.

< 가나미술문화연구소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