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단가 50달러 이하의 값싼 중국산 자전거가 국내자전거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흔히 "잡차"라고 불리는 중국산 자전거들이 수십군데의 유통망을 통해 시
중에 무차별적으로 나돌면서 소비자들도 비싼 국산 자전거를 외면, 도산업
체가 나오는 등 자전거업계의 생존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1일 자전거공업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값싼 인건비와 원자재가격 등을
무기로 대량 생산돼 지난 94년초부터 국내에 본격 수입되기 시작한 중국산
자전거는 2년만인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시장의 12~13%를 잠식했다.

지난 90~93년 사이 1만6천여대~2만4천여대에 머물렀던 자전거 전체 수입
물량은 저가 중국산 자전거가 밀려들기 시작한 지난 94년 6만8천여대,95년
14만4천여대로 급증한데 이어 올해도 지난 3월말 기준으로 2만2천여대가 수
입되는 등 해를 거듭하며 큰 폭으로 늘고있다.

반면 수출은 부진을 면치못해 지난 90년 84만9천여대에서 매년 감소추세
를 보여 지난해 22만7천여대를 수출하는데 그쳤다.

업체별로도 국내 최대의 자전거 생산업체인 삼천리자전거의 경우,수출량
이 지난 93년 18만여대에서 지난해 15만여대로 줄었고 코렉스 자전거는 지
난 93년 24만여대에 달하던 수출량이 지난해에는 10만여대 이하로 급감했
다.

삼천리자전거와 코렉스 등 국내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중국산 부품을 수
입, 조립하거나 80만원대 이상의 고가 자전거를 생산하는 등 가격차별화 전
략으로 중국산에 맞서고 있으나 판매난을 겪던 (주)바이텍이 지난해 10월
도산하는 등 중국산 저가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형편이다.

자전거공업협회 한승탁 과장은 "싼값의 중국산 자전거에 밀려 국내업체들
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싼값의 중국산자전거를 구입
해 1년 정도타고 바꾸는 구매성향을 보이고 있어 국내업체들의 전망이 극도
로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