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개최지 결정이 채 1주일이 남지 않은 가운데 한일
공동 개최 문제가 막판에 강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이냐 일본이냐"에서 "한일 공동 개최"란 변수가 추가,
세가지중 하나로 판가름나게 됐다.

공동 개최 문제는 지난3월 술탄 아흐마드 아시아축구연맹 회장이
제의하면서 부각되기 시작했지만 레나르트 요한슨 유럽축구연맹 회장이
지난24일 기자회견을 통해 다시한번 공식촉구하면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있다.

국제축구연맹 (FIFA)은 31일 집행위원회를 열고 1일 월드컵 개최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나 개최지 결정에 앞서 규정 개정작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현재는 "1개회원국 개최"가 못박혀 있기 때문에 공동개최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두나라 이상이 공동개최할수도 있다고 규정을 바꿔야 하는
것이다.

또 규정이 개정될 경우 최종 개최지 결정은 미루어질 공산이 크다.

판세가 이렇게 돌아가자 그동안 줄기차게 "단독개최" 방침을 고수해온
일본쪽에서도 변화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끝까지 단독 개최를 고집할 경우 불리해질 수밖에 없으므로 공동
개최라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있다.

다만 노골적적으로 일본지지를 밝혀온 주앙 아벨란제 FIFA 회장은
아직도 1개국 단독개최 규정을 준수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벨란제는 20여년간 FIFA를 좌지우지해왔기 때문에 그의 의중에
따라 개최지 결정판도에 변화가 생길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 문제에 대해 월드컵유치위 명예위원장인 신한국당 이홍구대표위원은
25일 "아벨란제 FIFA회장이 일본이 이길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양상은
달라질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러나 좀더 지켜봐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여하튼 공동개최가 강하게 제기되기 시작한만큼 관심은 6월1일이
아닌 오는 31일의 집행위원회 회의가 될수밖에 없다.

만약 여기에서 공동개최안이 채택되면 최종 개최지 결정은 7월초
FIFA총회로 미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점에서 확실한것은 남은 6일동안 어떤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우리로서는 단독개최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되 공동개최안이 통과되면
그에 따를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