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무선데이타통신등 각종 통신기술이 각광받으면서 이들 통신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피아노맨".

24일 개봉되는 이승연 최민수 주연의 이 사이코스릴러 영화(유상욱감독)
에서는 PC통신이 주요역할을 하고 있다.

주인공 진우가 하이텔의언더그라운드뮤직동호회에서 PIANOMAN이라는 ID의
재즈애호가로부터 살인광인 범인을 찾는 결정적 단서를 제보받는 모습이
등장한다.

특히 이영화는 유상욱감독이 지난 94년말부터 9개월간 한국PC통신 하이텔의
공포/SF(GO SUMMER)란에 연재한 인기소설을 시나리오로 한 것이어서 제작
과정에서도 PC통신이 이용됐다.

영화속의 통신기술은 통신 선진국인 외국의 영화에서 자주 보인다.

80년대말에 나온 영화 "에일리언2"를 보면 컴퓨터로 우주왕복선을 불러
들이는 장면이 나온다.

요즘 신규사업자 선정이 한창인 무선데이타통신기술을 이용한 것이다.

"사랑과 영혼" "비터문"등에서도 PC통신을 이용하는 장면이 등장했고
"네트"처럼 인터넷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영화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인터넷-2001이라는 말과 함께 시작하는 "코드명J"에서는 가상현실속에서
인터넷에 접속, 정보를 검색하고 채팅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이텔의 영화애호가 모임인 씨네마천국동호회의 조지현회원은 "영화속
에서의 통신인은 대인관계에 익숙치 못하고 해킹으로 거액의 돈을
빼돌리거나 결혼사실을 숨긴채 여자들과 채팅하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쳐지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PC통신을 음란물과 저질문화의 온상으로 보는
일반인의 인식과도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보화마인드 확산과 함께 통신인의 생활양식을 긍정적으로
다룬영화가 나올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