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사상 가장 긴 시간이 소요되는 대하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진다.

MBC가 올해말 창사기념일을 전후해 선보일 해외다큐 "에스키모와의
365일" (가제, 은희현 기획 장덕수 연출)이 그것.

제작진은 사전 헌팅에 이어 본격 제작에 들어가기 위해 19일 유럽의
코펜하겐을 거쳐 그린랜드의 에스키모 마을 "일로수트"로 출발했다.

북위 71도에 위치한 "일로수트"는 서울에서 비행기를 다섯번이나
갈아타고 꼬박 22시간을 날아가야 하는 곳.거기서 다시 개썰매를
타고 10시간동안 빙원을 달려야 도달할 수 있다.

이곳은 1852년 물개사냥을 위해 모여든 에스키모인들이 세운 전형적인
에스키모마을로 현재 120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북극권의 다른 지역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모터스쿠터의 사용을
금지하고 여전히 개썰매를 고집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또 서구문명의 유입으로 이글루의 모습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까지
빙산을 녹여 식수로 쓰고 물개가죽으로 만든 옷과 신발로 무장해
사냥하는 등 에스키모만의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

장덕수PD를 포함한 제작팀 (엄욱진 조연출 카메라 조명 등 4명)은
앞으로 6개월동안 에스키모인들과 함께 지내며 <>카약과 선박을 이용한
청어.연어잡이 <>출생 결혼 장례 등에 따르는 에스키모의 전통의식
<>백야와 흑야가 교차하는 계절의 변화 등 다양한 모습을 밀착 취재,
생생한 영상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일로수트" 주민들은 TV촬영이 자신들의 생업에 지장을 줄 것을 우려,
촬영을 거부하다 "전체 마을주민투표"를 통해 현지 취재를 허락했다는
후문.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