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의 미국증시 상장은 국내 기업으로는 3번째 미국진출이다.

그러나 외국인 보유주식이 외국에 상장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외국인인 타이거 펀드(시티뱅크가 업무 대행)가 발행기업과 함께
상장주체가 된다는 점이 우선 눈길을 끄는 대목이고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유통주식을 원주로하는 DR을 유통DR이라고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 중에서도
이같은 기법을 택한 사례가 아직 없었던 실정이어서 타이거 펀드의 이같은
재테크가 삼성전자등 고가 우량주에 이어질 가능성도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다.

기존의 발행 주식(구주)을 원주로 하는 DR가 외국에서 발행된 사례로는
지난해 LG전자가 발행한 DR(7,000만달러)가 있지만 이때는 LG전자가
자사주로 취득했던 것을 매출한 것이어서 이번 사례와는 차이가 크다.

이동통신의 주식예탁증서 발행으로 회사측이 얻는 이익은 우선 타이거 펀드
주식과 합산해 판매될 예정인 약 1억5,000만달러 어치의 구주DR판매액이
있다.

이 자금은 전적으로 이동통신이 확보하는 자금이지만 총발행액 3억6,500만
달러중 나머지 2억1,500만달러 어치는 모두 타이거 펀드가 판매이익으로
가져가게 된다.

이동통신은 그러나 이번 뉴욕증시 상장 이후 신규 발행분은 물론 타이거
펀드가 매출한 주식(약 2억1,500민달러)에 대해서도 기업공시 사업설명서
작성등 발행자로서의 의무를 지게된다.

이동통신이 굳이 이같은 방법으로 뉴욕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이동통신 자체 발행분만으로는 뉴욕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최저 물량에
미달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이번 타이거 펀드의 DR발행은 외국인의 이통주식 보유한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이 주식에 대한 외국인 추가 취득여유분 당분간은
없다고 증감원은 설명했다.

< 정규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