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매장으로 수출전선에 일고있는 가격파괴의 격랑을 넘는다"

미국시장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유통혁명과 가격파괴현상에 맞대응
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현지에 잇달아 공장직매장을
개설하고 있다.

미국내 대형유통업체와 손잡고 그 업체의 매장내에 한국상품의 공장직매장
( Factory Outlet )을 마련하고 있는 것.

물류비용의 절감과 중간마진의 축소를 통한 소비자가격의 인하를 겨냥한
것으로 재미교포 실업인의 중개로 작년 12월 워싱턴근교에 있는 밀즈사의
"포토맥 밀즈"에 " Far East Outlet "이 개장한게 시초다.

국내기업들은 밀즈사와의 제휴를 확대해 오는 11월 로스앤젤레스 근교
온타리오 밀즈에 또 하나의 한국상품 직매장을 개설할 예정이다.

또 내년 10월에는 마이애미 쏘그래스 밀즈에, 98년 10월에는 뉴욕
메도우랜드 밀즈에, 99년 10월에는 시카고 거니 밀즈에 잇달라 직매장을
세운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국내기업들의 이같은 직매장확보 사업을 미국내에서 대행하고 있는
업체는 재미교포 안필호씨(41)가 운영하는 IMD( International Market
Development )사.

안씨는 국내에서 D상고를 졸업한 후 미국에 건너가 세탁소부터 시작해
사업을 일군 입지전적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94년 미국 최대의 소매유통단지 개발.운영업체인 밀즈사에
이 회사의 유통단지내에 한국상품 전용직매장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제시, 설립권을 따냈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지원을 받아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직매장 1호인 파이스트 아웃렛은 IMD가 밀즈사로부터 1천평을
임차하여 이를 국내업체들에게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안지희모드 영백산업 등 20개 업체가 입주, 의류 가방 가구 등을
직판하고 있으며 조만간 대기업인 고합도 입주할 예정이다.

개장한지 이제 6개월밖에 안됐지만 이들 업체들은 상당히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직매장에 입주한 업체들이 얻는 잇점은 우선 임대료외에는 매장
운영비가 안든다는 것.

입주업체들은 국내에서 물품을 제조해 공급해주기만 하면 그 후의 현지
판매원관리 물류관리 등은 IMD사가 종합대행한다.

판매대금은 회계법인과 밀즈사의 감독하에 POS(판매시점관리)시스템을
통해 매월 입주업체들의 현지구좌에 입금된다.

또 판매상황도 인터넷을 통해 국내에서 파악할 수 있는 첨단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 직매장의 진짜 장점은 미국시장에서의 가격파괴현상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류비용 절감과 유통단계 축소로 중간마진을 최소한 40% 정도 줄일 수
있다"는게 무공 정책사업부 한종운부장의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종래의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수출에 비해서는 제값을
받을 수 있다(안지희모드 전병문이사)는 장점도 있다.

또 밀즈사가 갖고 있는 선진유통업체로서의 프리미엄에 편승할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포토맥 밀즈만 해도 총면적이 4만6천여평에 달해 연간 방문객이
1천7백만명이나 되는 등 동부지역의 주요 관광코스로 꼽힐 정도다.

한국상품 코너의 이름을 코리아가 아닌 파이스트 아웃렛이라 정한 것도
관광객들에게 코리아보다는 파이스트가 인지도가 높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포토맥 밀즈에서의 이같은 성공에 힘입어 IMD는 두번째 사업인
온타리오부터는 밀즈사로부터 매장을 임차하는게 아니라 아예 분양받아
운영키로 했다.

매장을 사들이면 임차할 때보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입주업체들의 임대료부담도 낮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IMD는 최근 한국티타늄과 1천2백만달러를 공동출자해 매장을
구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함께 매장면적도 3천평으로 대폭 늘려 50~60개업체를 입주시킬
예정이다.

한편 이같은 한국상품 직매장 사업에 대해 무공은 입주업체 모집을
주선하는 것외에도 섬유류 수출쿼터확보 해외시장개척기금 융자 등 다양한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또 수출보험공사에 건의해 현행 시장개척보험의 부보대상에 해외직매장
설치에 따른 투자위험도 포함시킬 예정이다.

<임혁기자>

<< 밀즈는 어떤 회사인가 >>

밀즈사는 지난 85년 설립돼 현재 워싱턴 시카고 필라델피아 플로리다
등 4개 지역에 유통단지를 보유하고 있는 신흥유통기으로 지난해 매출은
14억4천달러였다.

이 회사는 이들 4개지역외에 올 11월 개장할 온타리오 밀즈 등 개단지를
건립중이며 2010년까지 11개를 추가로 세워 미국내 전역에 21개의
유통단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종래의 쇼핑단지들은 시장영역을 반경36km이내로 설정, 대도시에
밀접해 입지한데 비해 밀즈는 이를 1백60km로 확대하고 대신 대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파격적인 저가전략과 위락기능을 추가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5년새 미국의 소매업 전체 매출액은 2배이상 늘어났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