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3년 동두천 미제2사단에 비상이 걸린 적이 있다.
군장비도 아니고 그렇다고 민간장비는 더더욱 아닌 정체불명의 "이상한
물체"가 인근을 정찰중이던 미군헬기에 포착된 것.
"이상한 물체"는 다름아니라 대우중공업 인천공장의 특수연구소에서
비밀리에 제작, 성능시험장으로 이송중이던 최초의 국산 장갑차였다.
장갑차라고는 하지만 대우자동차의 버스엔진에 영국제 변속기로
"궁합"을 맞춘 어설픈 장갑차다보니 미군이 정체파악을 못해 순간적으로
헤멨던 것.
괴이한 외양으로 미군을 혼란시켰던 "이상한 물체"는 그러나 이듬해
국군의 날 행사에서는 지금의 모습으로 바뀌어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다.
국산 무기는 대부분 그런식으로 개발됐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