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소비패턴이 소득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고급화.대형화되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의 주요 품목별 민간소비지출 동향"에 따르면
최근 승용차 냉장고 가구등 고급 사치성 내구재와 기호품등 불요불급한 소비
재수입이 급증하고 해외에서 사용하는 소비지출비용이 늘어나는등 소비의 질
적내용이 건전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에 비해 중대형 고급기종에 대한 선호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내수용소비재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외제품수입증가율은 지난 94년과 95년
각각 26.8%와 30.3%를 기록한데 이어 올들어 지난 2월까지도 32.3%로 다시
높아졌다.

반면 국산품출하증가율은 <>94년 9.2% <>95년 7.4% <>96년 1-2월 6.3%로 계
속 낮아지고 있다.

올들어 지난 2월까지 수입증가율을 품목별로 보면 <>신발 61.6% <>승용차
52.5% <>가구 43.8% <>위스키 43.3% <>냉장고 21.5%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반면 국산품출하증가율은 승용차만이 8.2% 증가했을뿐 가구(22.0% 감소)
위스키(10.2% 감소) 냉장고(9.7% 감소)등이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가정용 주요내구재의 경우 대형.고급화기종을 선호, 일본보다 대형기
종보유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냉장고의 경우 우리나라가계는 4백리터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가계는 전체의
55.9%에 달해 일본(23.0%) 2배수준에 달했다.

1천cc이하의 경차 소유비중도 한국은 3.9%에 불과해 일본의 22.6%의 5분의1
에 그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었던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소비재수입액
은 1백65달러로 1만달러를 넘었던 지난 84년 일본의 1인당 소비재수입액(49
달러)의 3.4배에 달했다.

이밖에 해외에서 사용한 여행자 1인당 관광경비지출액(1천6백79달러)과 신
용카드 해외이용액(12억1천만달러)도 각각 전년대비 19.9%와 60.1% 늘어나
는등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이같은 고급사치성 소비패턴은 영세 중소업체에 타격을 주고 국제
수지를 악화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며 "건전한 소비문화정착과 가계저축
증대를 위한 정책적 노력과 함게 외국제품을 무조건 선호하는 국민 개개인의
의식변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