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프로젝트 투자기금(GPIF)의 설립은 급팽장하고 있는 해외
건설시장에서 한국건설업의 금융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첫단추 끼우기"
작업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국내건설업의 가장 취약한 분야로 여겨지던 프로젝트파이낸싱에
정부와 민간의 각 부문에서 공동보조를 취함으로써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실제로 기금투자자는 건설업체 금융기관 건설단체 정부출연기금 등으로
건설관련 기관이 망라돼있다.

1차 기금 8백억원 가운데 3백억원은 30여개 대형건설업체가 출자할
예정이다.

업체의 경우 현대건설등 최상위 5-7개사가 업체당 30억원, 쌍용건설 등
5-10사가 업체당 10억원, 해외사업이 활발한 10-20개사가 1억원씩을 각각
투자하게된다.

다음으로 1백억원 건설관련단체 및 공제조합, 나머지 4백억원은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시중은행 EDCF 등이 담당할 예정이다.

우선 GPIF는 국내건설업의 해외건설수주 능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사격
이라는 측면이 가장 크다.

동남아 중심으로 개발붐이 일면서 대형 인프라건설사업이 잇달아
발주되고 있으나 대부분 자금조달을 입찰조건으로 달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들 개발도상국들의 재원부족으로 개발사업의 80% 가량이 민간
자본으로 추진되고 있어 자금조달능력은 공사확보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국내건설업체들의 잇딴 해외진출에 불구하고 자금동원력에서
일본 등 선진국 업체들에 크게 뒤져 경쟁에서 번번히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의 경우 일본수출입은행을 비롯해 일본이 출자한 금융기관이
일본건설업체에게 저리의 자금지원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원조기구인
해외경제협력기금(OECF)이 연간 1백억달러를 개도국에 지원함으로써
일본업체들이 공사수주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음으로 해외건설 시장규모가 급속히 커지고 있어 사업개발->
금융지원->사후관리 등 고부가가치의 프로젝트파이낸싱 기능확충이
시급하다는 인식도 빼놓을수 없는 설립 추진 배경이다.

80년중후반 침체에 빠졌던 해외건설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올해
전세계에서 경쟁입찰에 부쳐질 공사만 2천억달러 달하고 오는 2천5년에는
그 규모가 6천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있다.

특히 국내업체의 주요무대인 아시아지역(일본 제외)에서 앞으로 10년간
투자될 인프라건설액은 2조5천억달선이라고 세계은행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따라 AIDEC AIG아시아인프라기금 AIF 등 아시아지역을 대상으로한
인프라투자기금이 잇달아 설립되고 있다.

GPIF가 가동되면 국내건설업체들이 해외건설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건설업 수준이 한단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초보단계에 있는 사업발굴 타당성분석 자금운용방법 등 시공 이외의
"소프트"한 분야가 크게 강화될게 확실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기금의 운영회사는 WB ADB 등에서 근무한 전문인력이 채워질
예정이다.

한편 해건협은 기금운영회사를 따로 설립, 기금과 운영관리계약을
맺은뒤 수수료(운영기금의 1.4%-2%)로 운영할 예정이다.

대신 기금에는 이사회만 두고 한사람의 이사장이 기금과 운영회사를
통괄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 김철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