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어음발행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서주산업이 끝내 부도를 냈다.

5공시절부터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우여곡절을 겪어온 끝에 이젠 제3자
에게 넘어갈 운명에 처하게 됐다.

<>부도배경=서주산업의 부도는 지난해말 파스퇴르유업과 다른 유제품업체들
간에 터진 고름우유논쟁이 결정적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주산업은 94,95년만 해도 매달 50억원 안팎에 달했던 매출실적이 고름
우유파동이후 월10억원으로 뚝 떨어졌으며 올해 들어서는 월5-6억원대로
더욱 낮아져 극심한 자금난을 겪어 왔다.

이와함께 윤석조 전사장의 측근으로 법정관리인에 임명된 이상룡씨가 지난
연말부터 3백22억원에 달하는 어음을 법원의 허가없이 불법 발행한 점이
부도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어음불법발행 사건이후 대리점들의 판매대금입금이 격감해 자금난을 가중
시켰다.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이 4월들어 모두 11억2천7백만원을 지원하기도
했으나 더이상의 추가적인 지원을 거부, 부도처리됐다.

<>향후 처리방향=서주산업은 앞으로 <>파산 <>제3자인수 <>법정관리지속등
3가지중 한가지 길을 걸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중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이 제3자인수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어 일단
3자인수가 적극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원론적으로만 따진다면 서주산업은 빚잔치로 얘기되는 청산절차를 밟아야
합당하다.

그러나 낙동업체와 대리점 거래업체들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하면 법원이
파산절차를 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가장 유력한 방안이 제3자인수다.

현재 5백33억원에 이르는 여신을 그대로 인수할 기업이 나타난다면 파장도
최소화하고 서주산업도 살릴수 있는 길이 열린다.

4백31억원의 채권을 갖고 있는 서울은행도 "제3자인수가 가장 효과적"
(고재훈상무)이라고 보고 있어 논노와 마찬가지로 당분간 법정관리를 지속
하면서 제3자인수가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주산업 현황=서주산업은 5공정부의 해운산업합리화의 여파로 모기업인
대한선주가 지난 87년 한진해운에 넘어가자 오너였던 계열사만이라도
건지겠다는 윤석민씨가 법정투쟁끝에 되찾은 우유회사이다.

그러나 윤씨의 동생 석조씨가 정래혁씨사건을 일으켰던 문형태씨의
사위라는 이유로 세무사찰을 받는 과정에서 서주산업은 극심한 자금난을
겪었으며 결국 88년 7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서주산업은 국내 최초로 카톤팩 타입의 우유용기를 도입하고 요쿠르트시장
에도 참여하는 등 활발한 사업을 벌여오기도 했다.

지난해말 현재 서주의 총자산은 서울 중구 회현동 빌딩, 옥산공장,
김제공장등 8백92억원이며 총부채는 1천1백49억원이다.

< 김성택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