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정책론에서 가장 어렵고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과제를 든다면
아마도 재정정책과 화폐정책등의 정교한 조율(Fine Tuning)을 통해 경제
전반의 정상성장을 유도해 나가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경제학자들의 정책처방을 보면 대개 정부의 재정적자는 무조건
피해야 하며 지나친 화폐공급은 인플레를 조장하고 인위적인 노동정책도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식의 단선적인 처방이 주종을 이룬다.
이러한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발상은 경제운용에 도움을 주지 못할뿐만
아니라 때때로 위험하기까지 하다는 것이 아이즈너교수의 주장이다.
안정과 균형이 중요한 정책목표이기는 하지만 최종목표는 아니다.
경제정책에서 보다 중요하고 고차원적인 목표는 현재와 미래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것이며 생산에 필요한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때 재정적자는 그 액수나 GDP의 몇%냐에 의해 평가
되기보다는 현재의 재정적자가 앞으로 5~10년동안 생산과 고용창출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느냐에 의해 평가되어야 한다.
또 화폐정책도 인플레유발 가능성이나 이자율의 변동여부에 집착해 평가
하기 보다는 통화증발이 과연 기업의 생산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추가적인 통화증발이 어떤 과정을 거쳐 산업진흥에 연결되며 고용창출과
연관되는지 점검하여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증가시켜 주는 것이
오히려 인플레압력을 해소시킬 수 있는 길이라는 주장이다.
이를테면 거시경제학 이론에 대한 "리엔지니어링"을 시도하고 있다.
노스웨스턴대학 경제학교수인 로버트 아이즈너박사는 미국 사회과학
아카데미의 원로회원이고 미국경제학회장을 역임했으며 각종 신문과 학술지
에 많은 원고를 기고했을 뿐만 아니라 현재는 "LA Times"에 고정칼럼을
쓰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