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시 1만여편을 영상시집으로 엮은 "한국현대시 CD롬"이
완성됐다.

고려대민족문화연구소 (소장 김흥규)가 문학의해를 맞아 내놓은
이 CD롬에는 1910~1990년 발표된 316명의 시 1만867편이 수록됐다.

한국현대시 1세기를 집약한 전자시집.

1만편이상의 시를 모은 CD롬 제작은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시도된
적이 없는 초유의 일이다.

여기에는 유명시인들의 작품 전문과 작가소개, 문학용어 설명, 시어
뜻풀이, 주요 연표, 평론가들의 해설 등이 실려있다.

또 시인의 자작시 낭송, 시적 분위기를 살린 배경음악등 음성음향정보와
인물사진 디자인화상등 영상자료가 담겨있어 "읽는 시집"에서 "보고
듣는 시집"으로의 복합기능을 갖췄다.

특히 서정주 김지하등 주요시인들의 육성은 시의 운율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것으로 멀티미디어만이 갖는 다중효과의 장점을 잘살린 것.

배경음악은 작품의 주제와 분위기에 따라 기쁨 슬픔 격정 명상 등
6개유형으로 분류돼 있다.

시어 뜻풀이는 1만1,500여개 항목으로 세분해 실었으며 대표작품
365편에 대해서는 상세한 해설을 별도로 붙였다.

현대시 주요연표는 작품이 창작된 당시의 문학사적 상황이나 시대배경을
파악할수 있는 자료.현대문학 이해에 꼭 필요한 유파 잡지 동인 문예사조
등에 대한 검색도 가능하다.

기능면에서는 우선 시인목록과 작품제목 문학용어 등 초보적인 검색부터
시의 내용을 집약한 주제어, 유형별 색인, 시어.시구별 텍스트검색까지
원하는대로 찾아볼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전자시집은 일반독자들에게는 현대시의 이해를 높이는 길잡이로,
전문연구자들에게는 체계적인 문학관련 데이터뱅크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작업은 한국고시조에 관한 데이터베이스작업을 완료, 문학연구에
응용했던 김흥규 교수가 94년초 기획, 2년만에 완성했다.

편찬위원으로는 고려대 최동호, 서울대 조남현교수 (이상 국문학)와
고려대 임해창교수 (컴퓨터공학)가 참여했다.

"현대문학"의 운영사인 대한교과서주식회사가 재정지원 및 디자인개발
발행.배포를 맡았다.

개발비와 작품수록료 등 총제작비는 1억6,000만원.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는 최근 CD롬시연회를 갖고 실행프로그램에
대한 최종점검과 보완작업을 거쳐 5월초부터 일반에 판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