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버스 전복실험이 국내 처음으로 실시됐다.

고등기술연구원 자동차기술연구실 시스템구조팀은 10일 오후 대부도에
있는 교통안전공단소속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에서 대형버스 전복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1m 높이의 경사대에 설치한 무게 1t, 길이 2m의 3,000만원짜리
특수제작 차량 한쪽 측면을 크레인으로 들어올려 전복시키고 이 장면을
3대의 고속카메라에 담았다.

실험은 불과 3초만에 끝났다.

이번 실험의 목적은 버스전복사고시 승객의 생명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게끔 안전설계에 필요한 기본자료를 확보하기위해 마련됐다.

국내에는 버스전복에 따른 대형참사가 잇따르고 있는데도 이에 대비하기
위한 버스설계상의 안전규제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유럽이나 미주지역 국가들은 이와달리 안전규제치를 엄격히 운용,
설계단계에서부터 안전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즉 버스가 전복됐을때 창문쪽 좌석중앙을 중심선으로 바닥쪽 15cm ,
천정쪽 25cm 이내,그리고 차체바닥 위 50cm 지점에서부터 75cm 이내에
형성되는 공간은 생존공간으로 확보돼야 한다는 규제치를 마련해
안전설계를 유도하고 있다.

고등연은 이번 실험을 토대로 버스가 뒤집어지는 경사각, 전복된 후의
차체부문별 변형상태, 생존공간확보여부등을 분석해 "버스전복
시뮬레이터"를 올 연말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시뮬레이터 개발완료 단계에서 실제운행되는 버스를 이용한
전복실험도 실시해 시뮬레이터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고등연은 이 시뮬레이터개발이 완료돼 실제 활용될 경우 버스설계시
안전도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으며 수출용 차량의 경우 실차 전복실험에
준한 평가를 받을 수 있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