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디자인, 나아가 건축은 목적과 그 지역의 풍수및 문화적
특성( Localism ), 그리고 포장미학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 종합예술입니다"

(주)스페이스.5의 오기수대표(56)가 인테리어디자인과 건축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건축의 본래 기능만큼이나 각 지역의 역사적.사회적 특성이 중요하며
이러한 기능과 특성을 어떻게 실제 건축물에 표현해낼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

"유럽이나 미국 건축의 특정부분을 그대로 본따 달라는 고객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원래 목적은 사라지고 부차적인 것에만 매달린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습니다"

정보화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될수록 지역적 특성에 맞는 건축과
인테리어가 필요하다는 오대표는 이같은 가치관 전도현상이 양적인 팽창만
거듭해온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드러내는 것같아 씁쓸하다고 밝혔다.

그가 추구하는 건축과 인테리어의 첫째 개념은 환경과의 조화.

의자를 포용하는 방, 그 방들을 둘러싼 건물, 건물을 담는 주변환경,
그 환경을 포용하는 도시의 개념이다.

즉 이들 모든 요소가 조화되지 않은 건축은 환경파괴에 다름아니며,
따라서 환경을 1회용으로 여기는 태도는 불식돼야 한다는 것.

"이런 요소들을 충족시킨 뒤 시대에 따른 생활패턴의 변화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현대사회는 가족들의 라이프사이클이 각각 달라 대화할 시간이 부족하죠.

그래서 주거공간을 디자인할 때는 가족간 대화의 기회를 최대한 확보할수
있는 공간구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오대표는 그 예로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있는 자신의 집 "관수장"을 든다.

현관에서 이어지는 거실의 천장을 다른 방보다 높게 설치해 답답하지
않도록하고, 또 거친 벽돌로 거실벽을 마무리해 외부의 광장처럼 느끼도록
했다.

오대표는 바깥공간을 그대로 원용한 거실에서 모두가 만나는 광장과
어두워진 후 그 광장을 벗어나 집으로 돌아가는 일상의 이미지를 창출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거실창과 부엌문에 창호지를 이용, 보다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62년 홍익대건축과를 졸업한 오대표는 김수근건축연구소 공간연구소등을
거쳐 79년 오기수건축연구소를 설립, 토털공간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인테리어디자이너협회장(88~90년)을 지냈으며 바탕골예술원 서울외신기자
클럽 홍익대조치원캠퍼스 등을 디자인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