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개발에서부터 결산까지 숫자와 관련된 일이라면 모두 계리인의 몫이다.
보험계리인의 심볼마크는 "알파, 베타, 감마"를 섞어 만들었다.
자칭 "보험업의 알파요, 오메가"라는 자부심의 표현이다.
이들 보험계리인들이 최근들어 주목을 받고 있다.
고객의 다양한 니드를 충족시키는 새상품 개발이 영업경쟁력을 좌우하고
저금리 현상이 이어지면서 자산운용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영업과 자산운용이란 보험사 경영의 양대 축을 관리하는 주역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95년말 현재 국내의 보험계리인수는 총 1백73명.
이중 1백24명(71.7%)는 생.손보사에 소속된 "고용보험계리인"으로 주로
상품개발팀 또는 계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또 재정경제원 보험감독원 생.손보협회 보험개발원등 관련기관에서도
근무한다.
현행 보험업법상 보험계리인도 변호사 공인회계사(CPA)처럼 사업체 간판을
달고 법인영업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요가 적어 아직 본격적인 계리전문업체는 없는 실정이다.
대신 독립해 개인적으로 계리대행업을 하는 사람이 3명 있다.
계리인 자격증을 따고도 비보험분야등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27명.
오창수 한양대교수(경영학과) 같은 이가 대표적인 경우.
계리인의 역사는 보험의 역사와 비례한다.
보험산업이 태동했던 영국에서 "곡간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뜻의 계리인
(Actuary)이 처음 생겨났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58년 보험계리인이라는 제도가 첫 등장했다.
정식시험은 아니였다.
보험수리업무에 5년이상 종사하면 자격을 인정해준 것이다.
그러다가 지난 78년부터 정식 보험계리인 자격시험이 실시됐다.
시험을 거친 이들을 "2세대"계리인이라면 시험전 자격증 소지자는 "1세대"
계리인인 셈.
원로격인 "1세대" 중에선 최고경영진으로는 전광 한일생명사장(2기)과
조관형 태양생명사장(3기.현 계리인회장)등이 있다.
또 김원현 대한생명이사 김관치 태평양생명감사, 김희석 한국생명상무,
성창제 한국보증보험감사등 30여명이 업계 임원진을 형성하고 있는
"고참"급에 속한다.
이들은 지난 71년 사단법인 보험계리인회를 결성, 자신들의 발전을 도모해
가고 있다.
조회장은 "7년간의 작업끝에 지난 87년 제1회 경험생명표를 만들었던 일이
가장 보람있는 일이었다"고 술회했다.
지난 78년 보험공사(감독원의 전신) 출범과 함께 시험제도가 도입되면서
계리인들도 전문직업인으로 자리잡게 된다.
1, 2차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2년간의 보험실무를 마치면 자격증을 준다.
객관식으로 치뤄지는 1차시험은 경제학원론 또는 경영학, 보험수학,
영어나 일어, 보험계약법과 보험업법.논술형으로 출제되는 2차시험은
보험이론 및 실무, 회계학, 보험수리등 3과목이다.
다른 국가고시처럼 전과목 평균 60점이상에 과락은 과목당 40점미만이다.
작년 18회 시험의 경우 총 2백17명이 응시해 9명(5.3%)만이 최종합격했다.
시험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이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수학과 통계학과 경영학과 출신들의 응시행렬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직업으로서 매력이 더욱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계리인에겐 매월월 5만-20만원씩의 수당을
별도 지급한다.
보험회사마다 계리인중에서 보험계리업무에 대한 최종책임을 지고 도장을
찍는 대표계리인이 있다.
"사내 공인회계사"인 셈이다.
50개 생.손보사중 보험계리업무를 외부독립계리인에게 위탁한 한성생명등
7개사를 제외한 43개사에서 대표계리인을 운용중이다.
"보험계리인이 보험사에서 "야당역할"을 해야만 보험산업이 발전한다"고
말하는 권영한 삼성생명이사(대표계리인)는 "계리인들 스스로 전문성을
높여가며 자산운용의 주역으로 활동할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정구학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