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업체가 신제품을 개발하면 대형업체가 추격한다"

최근 음료시장에서 흔히 볼수있는 모습이다.

요즘 각종 건강음료 기능음료가 쏟아져 나오고있으나 이들 신제품개발의
선봉은 대부분 중위권업체들이다.

대형업체는 오히려 후발추격업체다.

새로운 개념의 음료가 나와 히트를 치면 대형업체들이 곧바로 비슷한
제품을 줄줄이 시판한다.

그리고는 곧바로 광범위한 판매망과 막강한 자본력으로 맹렬히 따라잡는다.

80년대 후반 콜라 사이다 주스외의 새로운 음료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시작된 "중위권개발-대형추격"구도가 최근 전통음료붐속에서 더욱
굳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품목으로 꼽을수 있는 것이 대추음료 사과주스 식혜 이온음료
캔커피 등.

아직 제품이 나와있지는 않지만 덩치 큰 회사들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당국의 허가만 떨어지면 곧바로 판매에 들어갈 생수 역시 중위권업체들이
이미 시장을 형성해 놓은 품목이다.

대추음료는 웅진이 지난해 9월 "가을대추"를 내놓으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올들어 롯데칠성음료 해태음료가 잇달아 대추를 원료로한 음료를 선보이고
선발업체를 따라잡기위한 판촉전을 강화하고있다.

대추음료는 현재 시장규모가 80억원정도이나 여름 성수기가 다가옴에 따라
제2의 식혜로 떠오를 가능성까지있는 품목이다.

고급제품으로 최근 매출액이 급신장, 시장규모가 700억원대에 이르는
"100%사과주스"도 선발업체는 경북능금농협이다.

92년 "우리사과주스"가 나온 이래 해태가 93년, 롯데칠성이 94년3월 100%
사과주스를 각각 내놓았다.

식혜는 지난 93년5월 비락에서 첫 제품이 나온이래 최근에는 시장규모가
2,500억원으로까지 커진 전통음료돌풍의 효시.

롯데칠성이 지난해 1월 "잔치집식혜", 거의 동시에 해태음료가
"큰집식혜"를 내놓았다.

포카리스웨트 게토레이로 대표되는 이온음료 역시 동아오츠카 제일제당이
선발업체로 87년5월 신제품을 각각 선보인 이래 코카콜라 롯데칠성
해태음료가 뒤를 이은 품목이다.

시장규모는 현재 2,100억원수준.

캔커피는 동서식품이 86년4월 "맥스웰 캔커피"를 시판한 이후 신세대를
위주로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자 코카콜라가 91년10월 "네스카페"를, 91년
2월 롯데칠성이 "렛쓰비"를 잇달아 내놓아 시장이 1,000억원대로 커졌다.

물론 해태음료의 "코코팜", "갈아만든 사과", 롯데칠성의 "쌕쌕 오렌지"
등 대형업체가 개발한 신제품들도 꽤 있다.

그러나 업체규모와 비교할때 신제품개발 노력이 미흡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