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값이 초강세를 보이면서 KFC 파파이스 롯데리아 등 치킨전문점들이
심한 원가부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중순부터 생닭의 산지시세가 당 2천원선으로
뛰어오른 뒤 3월들어서도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2월평균 생계시세도 1천7백76원으로 작년 같은기간의 1천2백
26원보다 44.9%가 뛰어올랐다.

닭고기값이 이처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지난 겨울 양계농가에 질
병이 돌아 달걀생산량이 크게 줄어든데다 생산비마저 높아졌기 때문이다.

병아리가 부화되어 육계로 팔리려면 보통 6~7주가 지나야 하는데 작년
말 농가의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현재의 공급부족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
이다.

대한양계협회 김용화부장은 "닭고기의 적정생산비는 당 9백40~9백70원
인데 현재 1천3백~1천5백원까지 올라간 상태"라며 "지난달 병아리공급량도
적어 닭고기시세는 4월말까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닭고기값이 강세를 보이자 일부 육계가공기업들은 대리점에 공급하는 생
계가격을 인상했으며 닭고기생산업체들의 모임인 대한가금처리협회를 중심
으로 육계시세의 가격안정을 위해 판매업체들과 맺어온 연동제계약의 상한
선을 폐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1만5천~2만마리분의 닭고기를 취급하는 KFC의 관계자는 "생닭의 공
급가격이 당 1천3백원을 넘기면 원가부담을 견딜 수 없는 형편이다"며 "동
업계와 함께 치킨의 가격인상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작년 11,12월 달걀생산을 위해 키우는 종계의 숫자가 크게 감
소된 점을 감안,이들이 생산해낸 육계가 시장에 출하되는 7월께는 공급부
족에 초복 등 닭고기의 과수요(평균 25~30%)까지 겹쳐 또한번 닭고기 파동
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