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이 금융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강남지역에 금융기관점포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어서만은
아니다.

질적인 면에서도 강남지역 점포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별 점포순위판도에 큰 변화를 일으킬 정도다.

지금까지는 상위점포하면 으레 서울명동지역이나 여의도지역에 위치한
점포들이 연상됐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달라졌다.

상위그룹에 강남지역 점포가 어엿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3년안에 강남지역점포가 선두그룹을 형성하게 될
것이란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명동 여의도에 이은 "제3의 금융가"에서 "제1의 금융가"로 자리잡을
것이란 다소 성급한 얘기도 나오고 있다.

강남지역의 부상은 지난해 은행들의 점포별 영업현황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한미 동화 하나 보람 평화등 후발은행은 물론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등
대형시중은행에서도 강남지역점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대부분 은행에서 강남지역 점포 1~2개는 업무이익과 총수신 10위안에
랭크됐다.

비록 대기업들을 주거래로 하고 있는 명동지역점포들을 추월하지는
못했지만 선두점포에 대한 "도전자"의 자격은 충분히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강남지역점포의 득세는 후발은행에서 두드러진다.

하나은행의 경우 삼성역영업점이 총수신(평균잔액기준 3천8백62억원)과
업무이익(60억4천만원)에서 전체 영업점(본점영업1, 2부제외)중 각각 2위에
랭크됐다.

삼성역영업점은 지난 94년엔 총수신 업무이익 모두 3위를 기록했었다.

이와함께 강남역영업점은 총수신 5위에, 서초영업점은 업무이익 5위에
랭크돼 "강남바람"을 주도했다.

한미은행 역삼동지점도 38억3천만원의 업무이익과 1천6백억원의 총수신으로
전체 점포중 3위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에서는 논현동지점이, 보람은행에서는 삼성동지점이 10위안에
랭크됐다.

이밖에 동화은행에선 서초동지점(업무이익 7위)과 테헤란로지점(총수신
6위)이, 평화은행에선 서초동지점(업무이익 4위)과 송파지점(총수신 7위)이
두각을 나타냈다.

서울 명동지역에 본점을 두고 있는 선발은행에서도 강남지역점포의 활약은
돋보이고 있다.

제일은행의 경우 서초남지점이 대우그룹을 주거래로 하고 있는 남산지점에
이어 업무이익 2위를 차지했다.

무역센터지점은 종합경영평가결과 오피스및 상가 밀집지역의 18개 대형
점포그룹중 전년 13위에서 1위로 치솟았다.

반면 94년 종합평가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했던 충무로지점과 남산지점은
16위와 6위로 떨어져 강북지역점포의 추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상업은행에서는 강남영업부의 부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강남영업부는 지난해 하반기 영업점 경영종합평가에서 3위에 랭크됐다.

강남영업부의 전신인 선릉지점은 상반기 평가에서 1백40위에 불과했었다.

또 서초동지점과 삼성동지점도 업무이익부문에서 각각 9위와 10위를
차지했다.

영동지점도 총수신이 지난 94년 1천1백71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천7백46억원
으로 늘어 전체 점포중 8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서울은행에서는 서초동지점(업무이익 8위)과 역삼동지점(총수신 10위)이
돋보였다.

외환은행에선 강남역지점이 10위안에 들었다.

한일은행동역삼동지점은 업무이익과 총수신이 94년 각각 35위와 25위에서
지난해엔 각각 16위와 20위로 뛰어올랐다.

강남지역이 금융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은
비단 지난해의 실적향상 때문만은 아니다.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무한하다는 점에서다.

은행들은 지난해 테헤란로주변에 앞다투어 점포를 냈다.

제일은행과 한일은행은 지난해 신축된 포스코센터에 대형점포를 열었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물론 충청 강원 경남 경기 대구등 지방은행들도
이 지역에 점포를 냈다.

지난해 포스코센터 주변에 새로 들어선 은행점포만 30여개에 달했다.

이들 점포는 지난해 막 영업을 시작했기때문에 아직 실적은 미미한 편이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총수신등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어 연말에는 당당히
상위권점포로 자리잡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