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삼척은 민주당 장을병 공동대표(63)의 "정치입문" 시험대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장대표가 중앙무대의 지명도를 바탕으로 고향 삼척에 민주당 깃발을 꽂을
수 있을 지가 관심사다.

현재 장대표와 신한국당의 신현선 전청와대비서관(49), 공천탈락 후
신한국당에서 자민련으로 옷을 바꿔입은 김정남 의원(56)의 3자대결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삼척에서는 정당간판보다는 인물에 대한 평가가 선거 승패를 갈라왔다.

13대때 김일동 현삼척시장이 통일민주당소속으로 당선됐고 14대때는
무소속의 김정남 의원이 당시 민자당 김일동후보를 제쳤다.

김의원은 이후 국민당 민자당(신한국당) 등을 거쳐 자민련에 입당했다.

성균관대 선후배 사이인 장대표와 김의원의 각기 다른 정치노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도 볼거리다.

장대표가 80년 김대중내란음모사건으로 지명수배되고 한때 해직교수로
재야에 몸담았던 반면 김의원은 민정당 창당발기인을 거쳐 대변인까지
지냈다.

삼척중.고를 거쳐 서울대 문리대를 나온 신씨는 안기부 강원지부 기획관
청와대비서관 등을 지내고 현재 봉황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있다.

지난 6.27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시장후보에 나서 불과 1백69표차로 낙선
했다.

신이사장은 낙후된 지역사정을 고려, 굵직한 지역개발 사업으로
표밭갈이를 하고 있다.

신이사장 진영은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시설 확충 <>휴양지 개발
<>폐광지역 공단조성 추진 등 지역경제활성화에 공약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이사장측은 6.27선거에서 얻은 표에 여세가 강한 지역이라는 프리미엄을
더하면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4천여명에 이르는 삼척고 동문들의 지원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성균관대 초대 직선총장을 지낸 장대표는 "지역정치세력의 본거지에서
필사즉생의 각오로 정면승부를 걸겠다"며 비장한 각오다.

장대표의 주무기는 "인물론".

강원출신의 첫 야당대표인데다가 대학총장을 지낸 점을 들어 중앙정치
무대에서 활약할 "큰 인물"를 밀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삼척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만한 걸출한 대표자를 배출해야 푸대접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논리다.

지역개발문제에 대해서도 "대기업과 일부 특권층에 이익이 돌아가는
개발이 아니라 지역민들에게 혜택을 주고 환경을 해치지 않는 개발사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11대때 민정당 공천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김의원은 언론인 출신의
3선의원.

김의원은 오랫동안 다져온 인맥과 조직력이 장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임기중 도로망확충사업 등 지역개발사업에 힘을 쏟은 점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또 5.18특별법 제정에 반대한 정치적 소신과 당의 보수론을 무기로 보수
안정세력층에 파고들 계획이다.

김의원에게는 잦은 당적 변경으로 인한 조직이탈이 부담이다.

하지만 김의원측은 "신한국당이 공천과 영입작업에 있어 정도를 벗어
낫다는 정서가 주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다.

이밖에 이주해 삼척시고문변호사(35)가 세대교체론으로, 김재철 삼일중고
이사장이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무소속 출마를 준비중이며 외대교수 출신인
엄영석씨(60)도 출마예상자로 거명되고 있다.

< 이건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