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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9억 사기인출사건] 당좌거래 "허점" .. 경위/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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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구미지점에서 발생한 9억원사기인출사건은 시중은행은 물론
    중앙은행의 자금관리및 거래실태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각종 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에서 크고 작은 금융사고들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중앙은행마저 사기사건에
    휘말리자 고객들은 금융기관을 도무지 믿을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중앙은행과 금융기관간, 고객과 은행간의 금융거래
    관행에 획기적인 조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금융기관의 공신력회복은
    불가능 하다는게 한결같은 지적이다.

    < 사건개요 >

    9억원 사기인출사건은 설연휴직전인 지난17일 업무마감시간이 임박한 낮
    12시께 대동은행 왜관지점 직원이라고 신분을 밝힌 사람이 9억원을
    인출하러 가겠다고 한국은행 구미사무소에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오후1시께 한은 구미사무소에 나타난 이 사람은 대동은행이 발행한 액면
    9억원짜리 당좌수표를 제시하고 현금인출을 청구했다.

    한은은 당좌수표의 인감과 지점명판을 육안으로 확인하고 범인중 1명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수표뒷면에 적게한뒤 현금 9억원을 지급했다.

    오후1시40분께 한은이 대동은행에 당좌예금잔액을 통보하는 과정에서
    9억원이 부족함이 발견됐다.

    대동은행은 부족원인을 규명하던중 오후4시20분께 한은에 지급제시된
    수표가 분실수표임을 확인, 경찰에 신고했다.

    < 한국은행입장 >

    지급제시된 수표에 대해 적법한 실명확인절차를 거쳐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수표에 찍힌 명판과 인감을 육안으로 대조한 결과 한국은행에 제출된
    것과 같은 것으로 확인했으므로 더 이상의 자세한 확인을 할 의무는 없다는
    주장이다.

    또 수표제출자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수표뒷면에 기록하도록 했으나
    이 절차는 단순히 신분확인을 위한 것이며 금융실명제법상의 확인절차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아무런 하자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명판과 인감을 확인하는 것까지가 실명확인절차이며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위조여부를 찾아내지 못해도 한은에는 책임이 없다는 주장이다.

    < 대동은행입장 >

    일단 수표용지를 분실한데 대해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있다.

    그러나 분실이외의 인출사기부분에 대한 책임소재문제는 경찰의 조사가
    나와봐야 알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수표용지분실경위와 내부자가 관련가능성에 대한 모든 부분을 경찰에서
    조사하고 있으므로 자세한 내용을 알수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 실명제위반여부및 문제점 >

    한은은 명판과 인감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등 적법한 실명확인절차를
    거쳤으므로 실명제위반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수표뒷면에 기재한 인출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주민등록증과 대조하지 않았다면 실명제위반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정교하게 위조된 수표가 똑같은 절차로 제시되더라도
    현금을 지급할수 밖에 없다는 논리가 성립된다는 이유에서다.

    재경원관계자는 이에대해 현행 금융실명제 운영지침은 자기앞수표의 경우
    인출자의 실명을 확인토록 규정하고 있으나 당좌수표의 경우엔 별도의
    규정이 없다 며 이번 사건이 실명제위반인지 여부를 정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김선태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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