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제약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관절염 치료 패치제
"트라스트"의 개발주역은 선경인더스트리 중앙연구소 생명과학연구개발실
제제팀이다.

이 팀이 보다 오래 붙일수 있고 약물침투효과도 뛰어난 패치형 관절염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것은 지난 91년.

먹는 약의 부작용을 해소하면서 이미 나와있는 파스제나 파프제와
차별화를 꾀해야만 새로운 시장을 확보할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패치란 약물이 일정한 속도로 피부를 투과해 약효를 지속적으로 발휘할수
있도록 약물의 방출속도와 피부투과속도를 조절하는 의약품의 형태.

이 팀은 따라서 약물의 피부투과력을 증가시킬수 있는 약물침투보조제
(PE)와 약물의 방출속도를 조절하고 환부의 약물농도를 균일하게 유지해주는
특수물질(RRC)찾기에 주력했다.

"이미 나와있는 화학물질을 배합, 최적의 PE와 RRC를 찾는게 연구의
핵심이었습니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실패끝에 2가지 종류의 물질을 혼합, 가장
효과적인 PE를 만들어냈고 RRC에 적합한 1종의 화학물질도 골라냈지요"
(민동선 선임연구원)

그러나 더 어려웠던 것은 점착제와 약물인 피록시캄을 이들 물질과 혼합
하는 일이었다고 민연구원은 말한다.

"조성비율이 달라지면 당초 기대했던 약효를 발휘할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들을 적절히 섞는 방법이 핵심기술이라고 할수 있지요.

결국 개발을 완료, 특허를 출원하게 됐지요"

그는 그러나 이번 트라스트 패치제개발에 만족지 않는다.

"다음 목표는 확실히 잡혀있습니다.

약효가 더욱 강력하고 안전하게 사용할수 있는 표적지향제제(약물이
환부에만 작용해 부작용없이 강력한 약효를 낼수 있도록 설계된
약물전달시스템)를 남보다 한 발 앞서 개발하는 것이지요"

이번 연구기간동안 실험을 위해 스스로 패치제를 붙이고 난 후 피를
뽑는 것을 보고 마약한다는 소리도 들었지만 새로운 형태의 약물전달시스템
개발을 향한 노력은 멈출수 없다는게 그의 말이다.

< 김재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