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 최대통상현안이던 미국 AT&T사의 교환기 신제품인 5ESS-2000에
대한 한국통신의 인증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이회사는 2월부터 한국통신의
교환기 입찰에 참여할수 있게됐다.

이에따라 국내업체들이 개발해 지난1월말 품질인증을 받은 TDX-10A
(개량형)간에 시장확보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통신은 8일 미국 AT&T가 한국통신에서 요구한 기술적인 조건들을
받아들여 5ESS-2000의 성능을 개선키로 함에 따라 그동안 중단됐던
성능시험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국통신은 이 제품이 성능시험에 합격할 경우 품질인증을 해줘
2월중으로 입찰에 참여할수 있는 자격을 줄 계획이다.

한국통신 관계자는 AT&T와 협상을 통해 추가부담없이 첨단 교환기를
조기에 도입해 운용할수 있게 됐으며 통신장비 조달시장 개방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과 절차를 확립했다고 설명했다.

5ESS-2000교환기 조달문제는 한국통신이 요구하는 방식과 다른
기능에 대한 보완방법을 둘러싸고 지난해 7월 인증시험을 중지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져나와 양국정부차원의 통상문제로 비화했었다.

한국통신과 AT&T는 기술적으로 문제가돼온 지능망관련부분을 성능시험에서
제외하고 패킷교환기능에 대해서는 AT&T가 한국통신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

이에따라 AT&T는 5ESS-2000교환기를 지능망기능이 필요한 시외교환기
등을 제외하고 시내교환기로만 공급할수 있게된다.

AT&T가 입찰에 참여할수 있는 물량은 한국통신이 올해 구매예정인
98만회선(9백억원규모) 가운데 20만회선으로 국내업체와 공개경쟁을
통해 공급하게된다.

한편 국내 업계관계자들은 5ESS-2000이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국산 TDX-10A도 가격이 기존제품보다
30%가량 떨어져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 정건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