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광고사들의 국내 진출 및 합작관계에 이상기류가 생기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금강기획과 미 베이츠사의 합작사 설립이 난항을
겪고 있으며 오리콤은 자회사인 DYR(덴쓰영&루비콤)의 지분을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금강기획은 베이츠 월드와이드와 자본금 5억원에 6대4의 지분으로
작년 상반기중 합작자회사인 다이아몬드베이츠코리아를 출범시키기로
했으나 아직까지 법인설립을 못하고 있다.

이는 우선 베이츠와 사치&사치(유럽)의 지주회사인 코디언트사가
합작회사의 경영권을 무리하게 확보하려는데서 생겨난 갈등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회사의 이사진 5명중 금강이 3명, 베이츠가 2명(1명은 비상근)을
차지하기로 했으나 코디언트사는 회사의 중요정책결정에 반드시
베이츠측의 동의를 받도록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베이츠의 국제관행을 벗어난 주장에 대해 단순한 주도권
싸움을 넘어 근본적으로 한국시장 진출에 대한 매력을 못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금강기획 김인규이사(기획조정실장)는 "우리측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도록 이달중 지분관계를 9대1로 변경하자는 제안을 할 계획이며
최악의 경우 독자적인 자회사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콤은 지난 89년 자본금 6억5천만원에 설립한 합작자회사 DYR의
지분 51%를 인수할 업체를 찾고 있다.

세계 최대의 광고회사인 일본의 덴쓰와 미국의 영&루비콤 등이 참여한
DYR는 작년 취급고가 29억7천만원으로 94년의 38억2천만원보다 줄어들
정도로 활동이 부진했다.

오리콤 김정학국장은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합작회사들이 외국광고주
소개와 기술전수 등에서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88년 광고시장 완전개방이후 유행했던 합작회사 설립에 난기류가 생긴
것은 무엇보다 외국광고사들이 국내에서 뚜렷한 성과를 못올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91년 단독진출했던 한국린타스가 영업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철수해 버린데서도 나타난다.

또 외국계 회사들이 소수인력만을 파견한 채 노하우의 전수에도
인색해하는 등 불신감을 보이는 것도 국내사와의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방송광고공사 민경숙박사(광고연구소)는 "외국산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되면 합작광고사의 영업도 활기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