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권 발행시장은 올한해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발행조건이 얼마나 악화될 것인가, 한국물(코리언 페이퍼)의 인기는
계속될 것인가 하는 점이 발행을 기다리고 있는 상장기업들의 초미의
관심사다.

더구나 우성건설의 부도는 올해 우리기업들이 국제시장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임을 예고해놓고 있어 어느해보다 발행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성건설의 부도는 해외증권을 발행한 기업으로는 첫 부도 케이스라는
점에서 해외 투자자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하반기들어서면서부터는 해외투자자의 반응도 냉담해져
잇달아 발행조건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던 터다.

증권계는 전환사채의 경우 만기 보장수익률에서 적어도 1%포인트 정도의
조건 악화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대우증권 이정우 국제금융부장)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발행기업 측면에서는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상대적인 조건은 악화되겠지만 절대적인 조건, 즉 발행금리 그자체로는
지난해보다 여건이 나아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계는 특히 미국등 선진국들이 잇달아 금리를 인하하고 있고 일본계
기업들의 해외증권발행이 상대적으로 주춤하는등 유리한 조건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증권은 지난 93년부터 양적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고 내용에 있어서도
중소기업의 국제시장 진출이 늘어나는등 발전상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92년중 9억달러에 불과했던 해외증권 발행총액은 94년에
18억원으로 늘어났고 95년에 22억7,000만달러로 23%나 증가세를 보였다.

95년에는 모두 9개의 중소기업들이 해외증권을 발행해 주식을 통한
저리자금 조달에 유망중소기업도 성공할 수 있다는 실례를 보였다.

최근의 경향으로 대기업은 주식예탁증서(DR)를, 중소기업은 전환사채를
선호하는 양상을 보였다.

올해는 한전이 뉴욕증시에 주식예탁증서를 상장할 가능성이 높아
우량기업들의 선진증시 상장도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전등 초우량기업들의 해외진출이 우성부도 파문의 후유증을
씻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해외증권 발행은 그러나 정부와 업계의 전략적인 접근이 점차 긴요해지고
있다.

한국물이기만 하면 인기를 끌던 시대가 지나가는 만큼 발행시기를 분산
시키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적절히 배분하는등 노력이 있어야 한다.

외국인 주식투자한도의 확대와 해외증권의 발행은 상쇄관계에 있는 만큼
당국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된다.

< 정규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