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좁은 사람은 거절합니다"

인관관계의 폭이 좁은 팀장 밑에서 일하기 싫다는 X세대의 항변이다.

한국경영컨설턴트협회가 최근 펴낸 "팀장 리더십 교육지침서"에
X세대들이 기피하는 팀장의 유형을 담은 내용이 눈길을 끌고있다.

이 지침서는 "인간관계가 좁아 온종일 책상머리에만 붙어있는 팀장"
"여사원에게 지나치게 친절한 팀장" "부하에게 회사방침 등의 정보를
전달하지 않는 팀장" "자기혼자서 무엇이든 해버리는 팀장" 등을 신세대가
싫어하는 대표적 팀장유형으로 꼽았다.

발을 넓히려면 적극적으로 밖으로 뛰어다녀야 한다.

"비지니스인맥"은 더이상 최고경영자들만의 조건이 아니다.

예컨대 전화 한통으로 가능한 일을 세무서나 은행을 직접 찾는 팀장은
경쟁에서 뒤쳐지게 마련이고 부하직원들에게 무능한 팀장으로 비쳐질
뿐이다.

여사원을 "직장의 꽃"이라고 여기는 팀장은 여사원들의 업무와 관련한
잘잘못을 세밀하게 따지지 않고 그럭저럭 넘어간다.

중대한 잘못에도 "한번 실수는 병가지 상사"라고 대충 건너뛴다.

이런 팀장은 남자직원은 물론 일로써승부를 걸겠다는 신세대
여직원들에게도 꼴볼견.

목적을 모른 채 하는 업무만큼 능률이 안따르는 일도 없다.

"이것 좀 해주게" "어디에 쓰시려는 건지요" "얘기할 시간 없어 우선
오전중에 끝내주게" 이런 분위기에서 일할 의욕이 생길리 만무한 것이다.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팀원과의 정보공유는 기본이라고 이 지침서는
주장한다.

부하에게 과도한 아량을 베푸는 팀장도 질색이다.

"그런 일도 못해. 내가 할테니 자넨 딴 일이나 해"

부하의 일을 대신해주는 팀장들은 더이상 신세대들의 인기를 끌지 못한다.

모험심과 성취욕으로 가득찬 신세대들은 어려운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

이외에도 <>부하에게 모든 것을 맡기지 못하는 팀장 <>자기계발을
게을리 하는 팀장 <>예의범절을 가르치지 않는 팀장 <>유사시에 앞으로
나서지 못하는 팀장 <>시대감각을 흡수하지 못하는 팀장 등을 신세대가
기피하는 유형으로 꼽았다.

<장진모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