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애호가에서 화상으로 성공하기까지의 인생역정을 털어놓은 에세이집
"달도 따고 해도 따리라" (김영사 간)를 펴냈다.
이화여대 약학과 출신으로 약국을 경영하는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김씨는
그림이 좋아 1~2점씩 구입하다 77년 화랑업계에 뛰어들어 국내 굴지의
선화랑을 일궈냈다.
뿐만 아니라 미술전문지 "선미술" 발간, "선미술상" 제정 등을 통해
미술문화 발전과 작가 육성에 앞장서 왔다.
한국 화랑협회 회장을 두차례 (5, 8대)나 지낸 것은 화랑가에서의 그의
역량과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려준다.
"70년대 초반 남들이 자개농을 들여놓고 부동산 투기에 열을 올릴때
그림을 사서 벽에 걸었어요.
갖고 있던 반지까지 팔아 미술품을 샀지요"
평범한 주부에서 한국 미술계의 중추적 인물로 변신하게 된것도
미술품에 대한 강한 애착 탓이었다고.
따라서 이책은 "선화랑 김창실의 삶과 예술사"라는 부제처럼 자신의
개인사 일수도 있지만 19년 동안 한국 화단에서 일어난 이런저런 일들을
기록한 한국 미술사이자 화랑사 일수도 있다고 얘기한다.
이책에는 또 세자녀를 각각 판사와 국제변호사, 피아니스트로 키워낸
이야기와 화랑을 경영하면서 맺은 화가들과의 인간적인 교류, 화랑협
회장으로서 겪은 여러 일들이 솔직담박한 필치로 담겨있다.
"경제발전과 미술투자" "정치와 미술문화" "기업과 문화발전" 등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칼럼이 포함된 것도 관심을 끄는 대목.
김씨는 책제목 "달도 따고 해도 따리라"는 가정과 사회생활 두가지를
모두 충실하게 하려 노력해온 자신의 삶을 한마디로 나타낸 말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