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최대의 순이익을 낸 포항제철이 "흑자관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포철은 작년 한해동안 8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세후 순이익은
전년보다 배이상 많은 8천3,000억원정도를 남긴 것으로 추계됐다.

헌데 문제는 이 눈덩이 흑자의 처리방법.

포철은 매출호조에 따라 지난해 이미 7월과 12월에 걸쳐 전직원들에게
각각 본봉의 150%씩 모두 3백%의 성과급을 지급한데 이어 이달말께
20%정도의 성과급을 추가로 줄 예정이다.

또 주주들에 대한 배당률도 지난 94년 13.5%에서 20%로 올리는 방안을
일단 추진중이다.

그러나 포철의 이같은 계획은 "공기업"이란 특성때문에 걸리는 것이
많다.

배당률의 경우 칼자루를 쥐고 있는 재정경제원이 투자재원을 위해
가능한 한 내부유보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인상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

게다가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추가지급도 "나눠먹기가 아니냐"는
외부의 차가운 시선때문에 쉬쉬해야할 판이다.

공기업이 이익을 많이 냈으면 공익을 위해 써야지 직원들에게만
인심 쓴다는 인상을 줄수 있어서다.

포철이 또하나 신경쓰는 것은 수요업체들의 철강가격 인하 압력이다.

물론 포철의 핫코일 값이 수입품보다 t당 100달러 가까이 싼 상황에서
어떤 업체도 내놓고 가격인하를 요구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포철이 여유가 생겼으면 철강가격을 내려 자동차 조선 전자등
국내 수요업체들의 부담을 덜어주는게 공기업의 책무"라는 식으로
"무언의 압력"이 들어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포철은 오는 29일 결산이사회에서 "흑자 처리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때까지 포철은 골치 아프지만 "행복한 고민"을 해야할 상황이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