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당국이 조그만 상품값 인상에도 날카롭게 반응, 식품제조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동양제과의 초코파이 가격인상 발표 다음날인 17일 보건복지부는 제과업체
기획담당 실무자들을 불러 가격인상자제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복지부는 또 일부업체 담당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협조요청과 함께
제품가격일람표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재정경제원이 현황을 파악해보라는 지시를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이에따라 18일 업체실무자들은 부랴부랴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연초에 값올릴 제품들은 줄줄이 대기하고있는데 이런 분위기로는
도저히 가격인상이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재정경제원이 연초부터 연일 "물가를 잡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외치고있는데다 총선마저 앞두고 있어 업체들은 원가상승압박이
있든 말든 당분간은 정부당국의 눈치를 심하게 볼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업계 담당자들은 초코파이처럼 소문내고 값을 올리면 "물가인상 심리를
자극한다"는 비난을 받고 조용히 올리다가는 "슬그머니" "편법으로"
올린다는 욕을 먹을 것이 뻔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