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동양제과는 개당 1백원인 초코파이의 가격을 20년만에 처음으로 1백50원
으로 올릴수밖에 없다고 밝힌데 대해 재경원에서 난색을 표시하면서 가격
인상일 실현될지가 주목을 끌고 있다.
동양제과측이 밝힌 가격인상요인은 두가지.
지난 20년간 소비자물가가 5배이상 올랐고 제조원가의 30%를 차지하는
밀가루가격이 최근 올랐다는 점이다.
동양제과측은 "그간의 가격인상요인은 중량감소로 버텨왔으나 이제 한계에
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초코파이의 개당 중량은 92년까지 38그램이었으나 93년 1월 36그램,
94년1월 34그램, 95년 8월 31그램으로 차례로 줄었다.
동양제과측이 중량을 38그램으로 늘리면서 가격을 올리려 하는데 대해
정부가 시비를 걸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산품가격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가당국 스스로도 가격인상을 강압적으로 막을수도 없고 그렇게할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물가당국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물가안정이 가장 중요한 올해, 그것도 연초에 대기업이 물가상승분위기를
부채질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느냐. 더군다나 중량증가분을 감안하지 않으면
가격상승률이 50%에 달한다"
정부 관계자는 이같은 정부입장이 동양제과측에 직간접으로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초코파이의 물가가중치도 0.6으로 값싼 가격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비중이
아니다.
콩 새우젓 당근 단무지 밤등 생활물가와 직접 관련된 품목의 가중치가
초코파이와 같은 0.6이다.
보리쌀 밀가루의 가중치는 0.4와 0.3으로 초코파이보다 낮다.
물가당국으로선 초코파이의 가격인상이 부담스러울수 있을 것이다.
동양제과는 가격인상에 대한 정부의 민감한 반응에 상당히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20년만의 인상인데다 중량까지 늘렸기 때문에 당국이 이렇게까지 나오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던 것.
동양제과측은 어떻게 하든지 값인상을 관철해야 할 처지인데 자체적으로
잡고 있는 가격인상시점은 18일.
물가당국과 동양제과측의 신경전이 어떻게 결말지어질지 주목된다.
(김선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