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비디오 출시붐이 일고 있다.

(주)서진통상과 (주)대한문이 각각 "손자병법"(7편)과 "양귀비"(20편)로
정면대결에 나섰는가 하면, 그간 중국 무협물을 전문적으로 출시해온
시네콤과 함께 세음미디어 등 대형비디오회사들도 중국 역사물을
1~2편씩 내놓고 이분야의 시장쟁탈전에 뛰어들었다.

비디오업계가 이처럼 중국역사물시장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는 것은
TV시리즈 "포청천"이 높은 인기를 얻음에 따라 이 부문의 수요가
늘어나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TV시리즈 "포청천"의 경우 주인공 캐릭터가 서울시장선거 홍보전에
이용된 것을 비롯 TV광고에도 등장, "포청천 신드롬"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대단한 파장을 불러왔다.

여기에 "칠협오의" "측천무후" 등 비슷한 형식의 역사물이 잇달아
선보이며 TV외화물의 새로운 장르로 정착, 고정팬을 확보한 것도
한 요인으로 여겨진다.

셀스루와 대여용으로 출시된 "삼국지"의 성공도 중국역사 비디오붐의
한 요인.

이번에 나오는 "손자병법"과 "양귀비"는 모두 중국 중앙방송 (CCTV)이
직접 제작한 대하 역사물.

세계최고의 병서로 치부되는 원작을 영상에 옮긴 "손자병법"은 홍콩의
최신 영상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제작진이 중원대륙 올로케를 통해 제작한
스펙터클 대작이다.

손무 오자서 손빈 방연등의 명전략가들의 활약을 통해 명멸해간 국가와
인간군상의 운명과 비련, 드라마틱한 반전과 묘책을 화려한 영상에 담아
재미를 더하고 있다.

"삼국지" "신조협려" "측천무후" 등의 역사물을 계속 선보이고 있는
서진통상은 2월에도 새프로를 내놓을 계획이다.

대한문이 내놓은 "양귀비"(원제 당명황)는 중국 CCTV가 창사 7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역사극.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측천무후가 죽은후 피비린내나는 권력투쟁
끝에 28세의 나이로 황제에 등극해 과감한 개혁을 실시, 태평성세를
이뤄가는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이야기와 이들의 사랑이 급기야 파멸로
이어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당대의 찬란한 궁중복색과 놀이, 음악, 풍습 등을 고증을 통해 재현,
과거시대상을 엿볼수 있다는 점에서 또다른 흥미를 끄는 작품이다.

(주)대한문은 또 설연휴에 맞춰 총 40편 분량의 정통역사물 "수호지"를
내놓을 계획이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