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업계가 수요증가와 서울공장의 이전에 대비해 신공장건설을
통한 생산능력확충에 나섰으나 맥주소비의 증가추세가 기대에 못미쳐
고심하고 있다.

업계는 연산 40만kl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는데 3천억-4천억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판매가 뒷받침되지 않을경우 막대한 금융부담을
피할수 없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조선맥주는 강원도 홍천에 연산 50만kl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하고
지난 10월말 착공식을 가졌다.

홍천공장이 97년 상반기에 가동에 들어가는 것과 함께 영등포공장
(생산능력 19만kl)은 폐쇄된다.

따라서 조선맥주의 연간 생산능력은 현재의 80만kl에서 97년에
1백11만kl로 늘어나게 된다.

동양맥주도 지난 92년4월 대전시 대덕구에 5만3천여평을 매입,연산
20만kl 규모의 공장건설에 들어갔다.

98년3월 대전공장이 완공되면 동양맥주의 생산능력은 연간 1백59만kl에
이르게된다.

진로쿠어스맥주의 청원공장(연산 40만kl)을 포함한 맥주3사의 생산능력은
98년에 3백10만kl로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동양맥주의 영등포공장(18만kl)이 이기간안에 폐쇄될 경우에는
2백92만kl의 생산규모를 갖추게된다.

맥주업계가 이처럼 시설확장에 나선 것은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저도주 특히 맥주의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경우 1인당 연간 맥주소비량이 미국 85.9l 영국 101.1l
독일 138.3l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35l에 불과해 수요증가전망이
밝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맥주의 수요증가추세가 둔화돼 업계의 기대와
어긋나고 있다.

맥주소비량은 94년에만 이상고온으로 전년대비 13.5% 늘어났을뿐
92년과 93년엔 각각 1.8%와 2.8%가 줄었고 올해에도 4%대의 저성장이
예상된다.

연평균 4-5%의 신장률을 기준하면 오는98년의 수요가 2백만-2백10만kl에
불과하고 10%의 증가율을 유지하는 경우에 2백40만kl에 이를 전망이다.

3백만kl안팎의 생산능력에 비추어보면 수요가 미진해 가동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올해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주세인하문제도 97년부터 현행보다 불과
20%포인트 낮춰진 1백30%가 적용될 것으로 보여 수요확대의 효과를
거두기는 미흡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에도 날씨 및 경제전망이 불투명해 맥주소비량을
예측하기 힘들다"며 "당분간 맥주3사가 막대한 금융비용부담과 판촉경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할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