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최인호씨(50)가 성서 묵상집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샘터간)를
내놓았다.

"너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에 이어 두번째 펴낸 가톨릭 문학작품집.

93년부터 "가톨릭 주보"에 연재했던 "말씀의 이삭"을 모았다.

최씨는 87년 가톨릭에 귀의해 베드로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는 부활하신 주님께서 베드로에게 세 번이나
되물었던 아주 중요한 질문입니다.

주님께서 내게도 이 질문을 계속하시는 것 같아 평생의 화두로 삼고
있죠.

다만 그 뜻을 살피기 전에 세 번씩이나 그런 질문을 하실만큼 사랑에
굶주린 주님이 가여워서 마음이 아파요"

이 책은 성서의 주요 대목을 뽑아 소개하고 성화와 작가의 묵상을 덧붙인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첫장 "예언자는 고향에서 존경을 받지 못한다"는 "마르6,1-6"의 한 구절.

고향에 돌아온 예수를 보고 사람들이"저런 지혜가 어디서 생겼을까.

마리아 아들인 목수청년이잖아"하며 믿으려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작가는 여기에 중국의 마조선사 얘기를 겹쳐본다.

성불한 마조가 고향에 도착하자 개울가의 노파가 "꽤나 대단한 스님이
오셨나 했더니 키잡이 마씨네 그 꼬마녀석 아닌가"라고 했다는 고사다.

인간의 고정관념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주는 예.

그는 "지혜"를 의심하는 잣대는 오늘날 학벌을 따지는 것과 같고 "목수"는
직업, "마리아의 아들"은 가문을 문제삼는 것이라며 "사물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볼수 있도록 마음의 눈을 열어달라"고 기도한다.

그는 때가 오면 "예수의 세번 물음"에 대한 긴 글을 쓰고 싶다고 밝혔다.

해방둥이인 최씨는 고교2년때인 63년 한국일보신춘문예로 등단, "별들의
고향" "바보들의 행진" "깊고 푸른 밤" "겨울나그네" "가족" "왕도의 비밀"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펴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