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천사 : 한경 서평위원회
*** 저 자 : 유장희
*** 출판사 : 나남출판

지난 11월19일 오사카에서 열렸던 제3차 정상회담을 전환점으로 APEC(아태
경제협력체)은 이제 비전의 탐색절차를 끝내고 드디어 비전의 실천단계로
진입했다고 봐야한다.

역내 선진국은 오는 2010년까지,그리고 역내 개도국은 2020년까지 교역의
완전자유화를 달성한다는 목표아래 각 회원국은 내년중 제시될 자유화
일정에 따라 97년1월부터 시장개방 작업에 들어간다.

이러한 APEC의 발빠른 전개상황은 결코 일조일석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 원류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67년에 출범한 태평양경제협의회(PBEC)라는
민간협력기구에서부터 그 분위기가 형성되어 왔음을 알수 있다.

이때문에 APEC야말로 다른 어떤 지역주의와도 비견할수 없는 "시장주도형"
경제협력체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된다.

APEC를 이해하려면 이러한 민간부문에서의 여건형성과정을 살펴야 하며
특히 과거 30년간의 아태지역 경제발전과정을 주시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에 출간된 유장희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의 "APEC와 신국제질서"는
APEC의 연원과 이의 전개과정, 그리고 동 기구 특유의 기본원칙을 잘 정리한
최초의 종합신서로서 귀중한 자료라 아니할수 없다.

특히 APEC내의 최고의 자문기구라고 할수있는 EPG(저명인사그룹)의 위원을
맡아 동 기구의 이론적 기반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저자가 APEC의 이론적
근간을 잘 정리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본서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APEC연구에서 자칫 간과하기 쉬운 10개 작업반
에 대한 협력상황 분석이다.

동 기구는 정상회의를 정점으로 하여 움직여온 행정적 조직과 병행하여
역내 협력가능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기회를 모색하는 작업도 진행시키고
있다.

인력자원개발.과학기술부문협력.지역에너지협력.교통.통신.관광.무역및
투자데이터구축.무역진흥.해양자원보존.수산등 실질적으로 이 지역 국가들이
당면해 있는 과제들을 꾸준히 다루어 왔다.

이들의 내용이 소상하게 담겨져 있고 또 각 분야에서의 향후 협력과제도
제시하고 있는 것이 본서의 특징이다.

세계경제질서는 WTO를 중심으로 범세계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중에서도
국지적으로는 유럽연합 북미자유무역지대 아세안자유무역지대등 지역주의의
경향도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격변하는 세계질서속에서 APEC야말로 "개방적 지역주의"를 표방
하므로 WTO가 지향하는 목표를 보완.촉진시켜주는 기구의 역할을 할것이다.

즉 역내에서 형성한 무역및 투자자유화의 원칙을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역외국에도 적용하고 개별국가의 입장에서는 이를 자발적 일방적으로
역외국에도 제공한다는 정신은 우리의 대외지향형 정책과 잘 조화를 이룰
것으로 믿는다.

국제경제의 이론과 실무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필독서이다.

김세원 <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장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