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한 "골프상술"중 하나가 "대통령에게 골프클럽을 선물하는
것"이다.

효시는 캘러웨이 빅버사우드.

수년전 당시 부시미대통령은 샘넌상원군사위원장을 통해 빅버사
드라이버를 선물받았다.

부시는 성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거리가 나는등 썩 좋다"고 답했다.

이 코멘트가 외신을 타고 퍼지면서 빅버사는 세계적 히트의 계기를
만들었다.

"상술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무엇이든 선물받고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 없는법 아닌가.

이런 전례를 최근 본뜬 것이 "피스 미사일"드라이버이다.

피스미사일은 지난 87년 핵확산금지조약으로 폐기된 소련제 "SS-23"
핵미사일의 티타늄탄두가 소재.

피스미사일은 금년 여름 클린턴 대통령에게 선물됐다.

클린턴의 코멘트는 "피스 미사일로 친 드라이버샷이 좌측 우측중
어느쪽으로 갈 것이냐가 여간 흥미롭지 않느냐"였다.

그가 말한 좌.우측은 물론 "소련제 미사일로 만든 드라이버 샷이 과연
동서양진영중 어느쪽을 향할 것이냐"는 의미.

제작사는 즉시 "똑바로 멀리 난다"로 맞받아 쳤다.

티타늄합금헤드에 62g짜리 파워그라파이트샤프트, 거기에 44인치
길이이고 총 중량이 323g에 불과하니 다루기 쉽고 거리가 날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제작사유나 대통령의 코멘트가 어떻건간에 판단은 소비자의 몫.

피스미사일이 과연 골퍼들에게 평화를 가져다 줄 것인가.

문의 545-5501

< 김흥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