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경쟁에 몸살을 앓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지역에서만 미성주류 도우주류
승보주류 태봉주류 등 4개 주류도매상이 부도가 났으며 현재 부도위기에
몰린 업체도 7-8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흥업소나 소매점에 대한 공급마진도 통상 20%선에서 7-8%선으로 뚝
떨어지는 등 도매상들이 경영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이처럼 도매상들의 경쟁이 과열된 것은 지난 90년 주류도매업에 대한
면허가 개방되면서 신규면허를 받은 업체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90년 현재 7백40개이던 주류도매상은 90년 2백개 91년 44개 92년 23개
93년 42개 94년 1백17개 95년 63개 등 4백89개사가 신규면허를 받아 모두
1천2백29개사로 늘어났다.
서울 미아동 진양주류의 정주헌상무는 "면허 개방전 7개에 불과하던
이지역 도매상이 현재는 15개로 늘어났다"며 "업소수가 늘어난 점을
감안하더라도 경쟁이 너무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삼부상사의 염동환상무도 "기존 거래처와의 관계 때문에 계속 영업을
하고 있지만 7%의 마진으로는 직원들 인건비도 건지기 힘든 상황"이라며
"2-3년내에 과열양상이 해소되지 않으면 문닫는 도매상들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주류도매업협회 서장권사무국장은 "주류도매상이 부도나기는 아주
드문 일"이라며 "예년같으면 신규면허를 발급받은 뒤 이를 6천만-8천만원의
웃돈을 받고 파는 경우도 있었으나 최근엔 수요가 없어 아예 프리미엄
자체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3월부터 주류도매상들이 일반 연쇄점에도 주류를 공급할 수 있고
대신 연쇄점본부가 매출액중 주류를 취급할 수 있는 비율이 50%로 늘어난
것도 출혈경쟁을 부추키고 있다.
판매처를 확보하기 위해 공급가를 낮추는데다 무자료시장마저 고개를
들며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개방과 자율경쟁이란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기존 업계의
수익성을 지켜줄 수 있는 선에서 정부 정책이 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