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리조트 앤드 컨트리클럽 2번코스(파70) 마지막 18번홀(파4). 공동 선두로 마지막 홀에 나선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의 1m짜리 파퍼트가 홀을 돌고 나오자, 갤러리의 환호와 탄식이 뒤섞여 나왔다.반면 1타 차 단독 선두가 된 브라이슨 디섐보(31·미국)는 같은 홀 비슷한 상황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USA’를 연호하는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은 그는 벙커에서 친 세 번째 샷을 핀 1m 거리에 붙였고, 침착하게 파퍼트를 성공시킨 뒤 마치 ‘헐크’처럼 포효했다.디섐보는 이날 열린 제124회 US오픈 골프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오버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6언더파 274타를 적어낸 디섐보는 매킬로이의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메이저 대회 역대 최고액인 430만달러(약 60억원)다.헐크의 귀환이다. 디섐보는 한때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몸무게를 110kg까지 불렸다. 350야드 안팎의 장타를 앞세워 4년 전 US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때 붙여진 별명이 헐크다. 그러나 무리하게 몸을 불린 탓에 각종 부상에 시달린 그는 장타 욕심을 버린 뒤 현재는 벌크업 전의 몸무게인 90kg로 돌아왔다. 날씬한 헐크가 된 그는 4년 만에 US오픈 정상에 복귀하며 메이저 2승 포함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9승째를 올렸다. 2022년 LIV골프로 이적한 디섐보는 지난해 PGA챔피언십의 브룩스 켑카(미국)에 이어 LIV골프 소속 선수로는 두 번째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3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디섐보는 13번홀(파4)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해 매킬로이에게 추격을 허
“꿈에 그리던 정규투어 대회에 나갈 수 있다는 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아요. 소중한 기회인 만큼 많이 배우고 제 경쟁력을 보여주고 싶어요.”지난 14일 경기 포천힐스CC(파72)에서 열린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4 테일러메이드 드림 챌린지’에서 우승한 김가희(17·울산경의고 2학년)는 시상식 직후 이렇게 말했다. 한국 여자골프 미래를 책임질 또 한 명의 꿈나무 스타로 떠오른 그는 20일부터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14억원)에 출전한다. 테일러메이드 드림 챌린지 우승으로 대회 마지막 출전권을 따냈기 때문이다.올해로 3회째를 맞은 테일러메이드 드림 챌린지는 골프 꿈나무를 발굴하고 후원하기 위해 테일러메이드코리아와 한국경제신문사, 포천힐스CC가 손을 잡아 탄생한 대회다. 올해는 14세 이상 아마추어 골퍼 120명이 ‘4인 1조’로 출전해 18홀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으로 승부를 펼쳤다.이날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로 1위에 올라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김가희는 “아직도 꿈꾸고 있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대회를 만들어주신 테일러메이드와 한국경제신문사, 포천힐스CC에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경기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정식 코스에서 치러졌다.김가희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출전권과 포천힐스CC 1년 이용권, 팀 테일러메이드 소속 아마추어 선수 후원 계약이라는 특전을 받았다. 세 가지 특전 중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출전권이 가장 마음에 든다는 그는 “KLPGA투어 대회는 이번이 처음인데, 선배들과 경기할
‘골프 한·일전’으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3억원)에서 오기소 다카시(27·일본)가 우승했다. 한국의 장유빈(22·사진)은 1타 차로 단독 2위에 올랐다.오기소는 16일 강원 남춘천CC(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로 3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0타로 이날 하루에만 6타를 줄이며 맹추격한 장유빈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2억6000만원이다.이 대회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가 공동 주관하며 각 투어 톱랭커 60명이 참가했다. 일본에서 열린 지난해 대회에서는 양지호(35)가, 한국에서 개최된 올해 대회에서는 일본 선수가 1위에 오르며 원정국이 한 번씩 우승하는 기록을 남겼다.2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오기소는 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뒤 보기와 버디를 번갈아 치며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사이 장유빈이 전반에만 3타를 줄이며 한때 동타로 따라잡았다.승부는 15번홀(파4)에서 갈렸다. 장유빈이 퍼팅 실수로 1타를 잃으며 선두에서 내려왔다. 18번홀(파5) 버디로 연장전을 노렸지만 오기소 역시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면서 우승컵은 오기소에게 돌아갔다.오기소는 JGTO 첫 승을 한국에서 달성한 선수가 됐다. 이전까지 최고 성적은 지난달 더크라운스에서 거둔 공동 3위였다. 한국 선수로는 장유빈에 이어 이상희가 8언더파 276타,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조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