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성산동 창원공단 한쪽끝에 자리잡은 대림자동차 창원공장.

2만여평 규모에 깨끗한 작업환경을 갖춘 이 공장에에 들어서면 유독
"나의 경쟁상대는."이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대림이 올해부터 시작한 "지표관리운동"의 열기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지표관리운동은 어떤 부문이든지 국내나 세계에서 가장 수준이 높은
기업을 택해 그 기업만큼 기술수준을 높이겠다는 것.

예컨데 오토바이 내작부품부의 경쟁상대는 일본 혼다사다.

혼다사는 이분야에서 불량률 2백ppm(1백만개 생산할 때 불량품 2백개
발생)으로 세계 최고의 솜씨를 자랑한다.

혼다사의 불량률 2백ppm을 "지표"로 삼아 매년 불량률을 줄여나가겠다는
것이 대림의 목표다.

"97년이면 오토바이시장도 개방돼 선진국 제품이 물밀듯 들어올
예정이다.

아직까지 국내 업체의 기술수준이 다소 미흡하지만 품질만큼은 세계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지표관리운동을 도입하게 됐다"
(허재경전무)는 것이 대림측의 설명이다.

지표관리운동을 위해 대림은 주요회사의 기술수준에 대한 광범한
데이터를 만들었다.

조사대상 기업은 일본 혼다등 오토바이업계뿐만이 아니라 일본 화낙사
기아정기 현대자동차등 국내외 제조업체로 확대됐다.

"지표관리"운동의 전위대는 품질 분임조.

매월 1개 부서가 품질관리조가 되어 한달동안 공장 모든 곳을 꼼꼼이
점검했다.

주제도 매번 달리해 공정 공장환경 작업시간등에 대해 개선사례를
모아갔다.

"현장에 있는 사람만이 현장의 어려운 점과 개선점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최현철생산관리팀장)이었다.

개선에 시간이 걸리는 공정은 시범라인으로 만들어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

공장자동화도 꾸준히 이뤄졌다.

올들어 2백10억원을 투입해 FTL(Flexible Transfer Line)등 자동화
설비를 확충한게 대표적 예다.

자동화가 어려운 공정은 작업량과 공정을 표준화 했다.

작업지시서등 모든 생산관련서류를 컴퓨터 온라인으로 관리하는
생산시점관리(POP:Point of Product)체계를 모든 라인에 깔아 서류를
없앴다.

생산작업자의 손을 가볍게 하기 위해서였다.

품질검사도 공정이 끝난 뒤는 물론 공정 중간에도 실시하기 시작했다.

"직행률 WORST-5"제도를 통해 불량품 발생이 가장 빈번한 공정 5개를
골라 집중 관리하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이 효과를 거두면서 대림은 올들어 10월까지 클레임
발생률이 지난해(0.9%)보다 크게 줄어든 0.6%로 감소되는 "열매"를
따냈다.

불량률도 오토바이 차체 가공은 4백50ppm, 엔진등 기계부품 가공은
4백30ppm, 조립공정은 1백40ppm에 달하는등 "불량률 1백ppm"라는
지표에 상당히 접근했다.

대림은 현재 시행중인 5개 시범라인을 내년에는 모든 라인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매년 7백억원을 투자해 공정 자동화와 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자동화가 어려운 조립라인의 자동화율도 50%까지 높일 생각이다.

세계 제일을 쫓아 가자는 대림의 지표관리운동은 이제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을 새로운 지표로 제시하기 시작했다.

<창원=정태웅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