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종합기획부에선 매일 오전8시30분 "자금실무협의회"란 회의가
열린다.

참석자는 종합기획부 자금통할팀 여신통할팀 증권투자팀 신탁업무부 조사
연구실 외화재무팀의 차장급.

오전9시까지 계속되는 회의에서는 그날의 시장금리와 자금운용전략이 집중
논의된다.

회의결과는 현업부서는 물론 영업점에 통보돼 자금조달및 운용의 기준역할
을 한다.

이런 회의는 비단 조흥은행에서만 볼수 있는게 아니다.

최근들어 어느 은행에서나 일반화된 현상이다.

시장실세금리가 속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들의 자금수요는 줄어들고 은행자금은 남아돌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일부터는 제3단계 금리자유화가 완결돼 요구불예금을 제외한
대부분 여.수신금리가 자유화됐다.

금리예측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은행수지가 좌우된다.

아무리 많은 예금을 끌어오더라도 낮은 수익을 내면 말짱 헛일이다.

정확한 금리예측을 위해 은행등 기관들이 총력을 쏟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금리예측의 중요성은 먼저 자금운용측면에서 나타난다.

고금리상황에선 자금운용이 수월했다.

아무리 높은 금리라도 기업들은 돈을 쓰겠다고 줄을 섰다.

남는 돈을 회사채등에 운용하면 고객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 주고도
충분한 이익을 남겼다.

그러나 저금리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선 사정이 달라졌다.

아무리 많은 돈을 예치해도 운용할데가 마땅치 않다.

연 11%대의 회사채를 사자니 고객들에게 돌아가는 수익률이 낮아진다.

대출로 운용했으면 좋겠는데 고금리에 돈을 쓰겠다는 기업이 나서지
않는다.

자금조달부분에서도 금리예측이 중요해진건 마찬가지다.

높은 금리를 주고 자금을 끌어와도 그만한 이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다.

시장금리나 자금흐름을 정확히 예측, 그날의 조달금리를 조정하는수 밖에
없다.

하나은행은 지난 20일 단기수신금리를 조정할때 기업자유예금금리를 연
6.25%로 고시하는등 소수 둘째짜리 수신금리를 선보였다.

은행권에선 처음이다.

"다른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안명수상무)이라는게
하나은행의 설명이다.

조흥은행등은 단기예금에까지 영업점장이 조정할수 있는 이른바 "네고
금리"를 확대시행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에따라 정확한 금리예측을 위해 자산부채종합관리(ALM)시스템의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조흥 상업은행등 이미 자체 개발한 ALM시스템을 바탕으로 <>자금시뮬레이션
<>금리변화가 손익에 미치는 영향 <>자산부채금리및 기간구조를 추출, 현업
에 활용하고 있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