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회기내 5.18 특별법의 제정이 전격 발표된 24일 오후
전국각지의 시민단체 및 국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잘못된 과거의 진상이
철저히 규명되고 책임자처벌 등 모든 문제가 법과 정의에 따라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크게 환영했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의 직접적인 주체이자 피해자 이기도 했던
광주시민들은 "15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을 기다려 마침내 진실이
밝혀지고 역사의 엄중한 단죄가 가능하게 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광주시민들은 이날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시내곳곳의 술집에 삼삼오오
모여 15년전 그 날을 회상하며 감회를 되새겼다.

서울역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및 시내찻집들과 대학가주변 등은
TV생방송을 지켜보며 환호하는 시민과 학생들로 가득찼으며 5.18 특별법
제정후 전개과정과 사법처리대상자 등을 주제로 얘기꽃을 피웠다.

이날 서울역에서 발표를 지켜본 안규남(34.서울 동작구 대방동)는
"최근 TV드라마를 보면서 신군부세력들의 집권과정을 적나라하게
알게됐다"며 "특별법제정을 계기로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고 이같은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반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철군(연세대 경제학과 1년)은 "때늦은 감이 없지않지만 과거
군사정권과의 단절, 민족의 정통성 확립을 위해서 정부의 특별법제정
결정을 환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각계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날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내는 설명 및
논평을 발표했다.

참여민주사회 시민연대 박원순 사무처장은 "5.18 특별법을 제정키로
한 결정을 환영하며 이번 기회에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사법처리가
뒤따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영만 5.18 유족회장(48)도 "5.18 특별법제정은 당연한 일이며 일단
환영한다"며 "그러나 특별법을 제정한다는 사실자체보다는 법안에 어떤
내용을 담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유재현 경실련 사무총장은 "민자당의 특별법제정을 정기국회
회기내에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은 검찰의 공소권없음 결정이후 온 국민이
요구해온 사항이므로 전폭적으로 환영한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법조계와 학계의 반응 또한 환영일색으로 5.18 특별법제정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특별법검사제도입을 촉구하는 등 사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박찬욱 서울대교수(정치학과)는 "정부와 민자당이 5.18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게된 것 같이 크게 환영한다.

정치권이 이번 일을 계기로 과거문제를 깨끗이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를
열어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심란섭 광주지방변호사회장(57)은 "지금까지 특별법제정을
거부하던 민자당이 태도를 바꿨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환영의
뜻을 표시한다.

그러나 특별법을 제정한다고 하더라도 특별검사제를 도입하지않고
현 검찰이 5.18 관련자를 수사하고 기소한다는 것은 특별법취지에 크게
어긋나며 국민의 신뢰를 저버릴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문석남 전남대교수(60.사회학과)도 전폭 환영의 뜻을 표한 뒤 "오늘
발표에서 특별검사제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은 유감이며 공정한
수사를 위해서는 특별검사제의 도입이 필수적이다"고 덧붙였다.

< 사회부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