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관리국 부여문화재연구소는 17일 전북 익산 왕궁리 5층 석탑
(보문 제44호)주변에서 왕궁리유적 외곽을 두르고 있는 성곽시설 및
건물터들을 발굴했다고 발표했다.

부여문화재연구소가 지난 89년부터 발굴조사를 실시중인 왕궁리 유적은
백제말경에 별도를 두었던 요지로, 백제 멸망 이후에는 고구려 왕족
안승을 보덕국왕으로 추대해 약15년간 통치케한 도읍지인 모질메성으로
알려져 있다.

5층석탑 동남쪽 120m지점에서 발굴된 성곽은 성벽과 부대시설로
이루어져 있다.

성벽은 310cm정도의 폭으로 잘 다듬은 네모진 석재를 세워 쌓았으며,
현재 외벽 6단이 남아있다.

또 성벽 안쪽에는 납작한 돌을 깔아 만든 폭95m 정도의 보도시설이
있으며, 성벽을 동.서로 관통하는 폭60cm정도의 배수구도 발견됐다.

석탑 주변에서는 건물터 2기와 배수구 1기가 발견됐는데, 지름 42cm
정도의 우너형초석이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는 이 건물터는 성곽내부에
조성됐던 중요건물이 있던 자리로 추정된다.

이번에 발굴된 성벽과 건물터들은 5층석탑과 관련된 사찰이 조성되기
이전에 이지역에 치밀한 계획에 의해 성이 건설됐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으로 조사결과가 주목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