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및 기관투자가등 증권사 고객들의 매매를 도와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일이 주임무인 영업맨.

증권 영업의 핵심인만큼 "증권가의 꽃"이라고 일컬어지지만 사실상 약정
(매매대금)에 울고 웃는 부평초 인생이기도 하다.

지점장이 보병야전지휘관이라면 지점직원들은 소총수요, "총알받이"이다.

후방지원사령부격인 본사의 영업추진부등은 화력지원및 보급을 제대로
해주지 못하면서도 일일 전과(약정)를 비교하며 영업맨들을 쥐어짜기도
한다.

한때 전증권사 본점 영업부및 지점에서 약정 1위를 기록했던 지점장중에도
임원 승진의 첩경인 약정고제고에 눈이 먼 나머지 주가조작을 하다가
불명예 제대하는 일도 비일비재한 곳.

이같이 살벌한 세계에서 고위간부로 출세한 영업맨중에는 과거의 삼보증권
출신 사람들이 아직까지 최대 인맥을 이루고 있다.

강성진전삼보증권사장은 국내 증권사중 최초로 기획조사부및 투자개발부
법인부 국제부등을 신설하는등 증권사 경영을 발전시키면서 우수한 증권맨
들을 양성, 증권계의 대부라는 칭호를 얻은 인물이다.

지난 62년 삼보증권을 인수한 후 정상권 증권사로 키우기도 했지만 지난
79년이후 증시불황기에 무리하게 업계 선두 위치를 고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시재부족등의 각종 사고로 동양증권(대우증권 전신)에 경영권을
넘겨주고 일선에서 물러나는 비운을 맛보았다.

삼보인맥중 한양증권 전덕순사장 쌍용증권 명호근사장 고려증권 이년우사장
쌍용투자자문 손우헌사장 한국산업투자자문 이승배사장등이 있다.

또 산업증권 우종보전무 대우증권 김서진전무 쌍용증권 김재홍전무.
정윤승감사 산업증권 남상명상무 대우증권 신동선이사.구자삼이사부장등도
삼보증권 출신이다.

이중 산업투자자문의 이사장은 80년대 고려.동양 증권등에서 삼보출신직원
들을 자신의 계보를 만든 "이승배사단"이라는 얘기를 듣기도한 대표적인
영업맨이다.

삼보증권차장이었던 그는 지난 82년 삼보출신 25명과 함께 고려증권소공동
지점(이사대우)을 맡았다.

대형지점이라해도 직원이 15명정도였던 당시에 영업 조사 기획등 주특기가
다른 직원들의 역량을 결집, 지점 차원에서 투자유망종목을 추천하고 업계
최초로 목재책상을 설치하는등 영업점에 인테리어 개념을 도입했다.

이승배사단의 영업통은 최성일 산업증권이사 배재철 산업투자자문부장
송명길 고려증권압구정지점장 한세구 골든힐브라더스대표 최종권 동부
을지로지점장 등을 들수 있다.

이사장은 임철규 산업투자자문전무(기획관리) 추남호한솔상사대표(채권)
박병택 산업투자자문이사(기획조사) 이용범 골든힐브라더스실장(조사)
윤승철 산업투자자문부장등의 내조속에 양과 질면에서 경쟁사 지점을 압도,
그 해 증권사 지점으로서는 최초로 월간 1백억원의 약정고를 달성했다.

지점차원에서 기업탐방까지하는 노력으로 단순한 농약주로 인식됐던
동양화학을 정밀화학주로 부각시키고 삼성전관의 유망성을 부각시켜 투자자
들의 수익을 극대화해 준 것이 급성장한 비결(이사장)이었다.

연 3년간 전국지점중 약정고 1위를 기록한뒤 85년에는 동양시멘트가
일국증권을 인수한 뒤 회사명을 바꾼 동양증권 을지로지점장(상무대우)으로
사단원들과 함께 옮겨 86년 업계 최초로 월간 약정 1천억원의 기록을
세웠다.

이사장은 지난 88년 투자자문사 설립붐속에 한솔투자자문(현 산업투자자문)
을 창업, 현재도 영업맨으로 활동중이다.

< 최승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