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들도 있다.
아직은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규모가 크지않아 이들의
역할이 과소평가된 면이 없지않다.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이 어느정도 성장한후 일정기간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될 경우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고 위험을 분산하기위해 해외투자를
적극 고려해야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해외투자 전문펀드매니저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투자 펀드매니저를 따로 두고있는 기관은 투신 증권 보험 투금등이
있다.
투신사의 경우 국내에서 설정한 해외투자펀드로, 나머지 기관투자가들은
자기자산중 일부를 각각 해외유가증권에 투자하고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말현재 기관투자가들이 해외유가증권에
투자한 규모는 총 14억4천6백50만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규모및 대상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해외에서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가들은 적게는 한두명에서 많게는 네댓명정도의 해외투자펀드
매니저를 별도로 두고있다.
이들 펀드매니저들은 자산운용에 관한 전권을 갖고 시공을 초월해
주식투자를 하고있는 셈이다.
지난 87년 국민투자신탁에 입사,91년부터 국제사업부에 근무하고있는
이종철과장.
한때 외수펀드를 담당하며 환율에 대한 감을 익히고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선물교육을 받는등 기본소양을 쌓은후 1년째 해외투자 펀드매니저로 활동
하고있다.
운용자산규모는 6개 펀드에 1천4백20억원.
주로 아시아지역에 투자하고 일부를 남미에 투자하고있다.
물론 안정적인 자산관리를 위해 20%정도를 국내주식에 투자하기도 한다.
투자국가별로 5개에서 10개종목의 핵심우량주를 엄선, 장기보유 형태로
투자한다.
종목을 선정하는데 들이는 정성은 국내 펀드매니저의 그것보다 훨씬
크다.
고려해야할 변수와 상황이 훨씬 많고 전세계 자본시장의 미세한 흐름
까지 읽어야한다.
이를 위해 이과장은 매일 아침 로이터의 경제관련 정보를 꼼꼼히 챙기고
브로커들이 보내온 기업연구자료들을 일일히 살펴봐야한다.
물론 투자대상국의 정치적 상황까지 꿰뚫기위한 노력도 따라야한다.
때론 인베스코 자딘플레밍등 해외자문사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이과장은 올들어 동남아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펀드운용에 적지않은
어려움이 따랐지만 홍콩 태국시장은 앞으로 상당히 유망하다고 진단한다.
아직은 국내시장의 개방이 덜돼 해외투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개방이 진행될수록 위험분산차원에서의 해외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이과장은 전망하고있다.
LG증권의 전성호과장은 유럽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매니저이다.
90년 입사, 국제조사팀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4월부터 해외투자 펀드
매니저업무를 맡고있다.
LG증권의 해외투자자산규모는 3천만달러로 증권사중엔 가장 큰 규모이다.
이중 10%인 3백만달러를 유럽시장에 투자하고있다.
주식외에 유동성을 확보하기위해 채권에도 일부 투자하고있다.
전과장이 투자적지로 선택한 국가는 독일프랑스 핀란드이나 앞으로
지역을 다변화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유럽시장은 환율 이자율변동및 미국의 무역수지에 따라 시장이 결정되는
등 주가예측에 어려움이 적지않지만 누군가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사명감으로
유럽시장을 지켜보고있다고 전과장은 설명한다.
아직은 투자규모가 적지만 LG증권이 조만간 투신업에 진출해 해외투자
상품을 선보일 경우 착실히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자본시장이 개방되면 될수록 세계적인 투자기관들과 경쟁해야하는 만큼
최근들어 자본시장참여자들의 해외시장에 대한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
하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있다.
<이익원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