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국내업체들이 합작선인 중국업체나 현지거래선들의
노동쟁의 조작, 일방적 원자재공급중단등으로 곤욕을 치르고있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합작투자기업 뿐만아니라 단독으로 투자한 경우에도
이같은 현상이 빈발하고 있는데다 중국 지방정부의 불공정한 행정처분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이 지난91년 중국 요령성에 설립한
한중합작기업 반금봉황공사는 중국측사장이 전화등 통신을 차단한데 이어
노동쟁의를 조작, 한국사장을 강제로 쫓아내고 일방적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한국측은 반금시정부에 합작해지를 신청, 비준서를 받아냈으나
시정부가 비준서발급은 성정부권한이라며 이를 취소, 합작해지도 못하고
있다.

단독투자업체도 분쟁에 휘말리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중국에 단독투자한 성림목재품유한공사는 목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길림성 상영삼림경영국과 원자재공급계약을 맺었으나
3개월분만 공급해준 뒤 일방적으로 공급을 중단,심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삼림경영국측에 시정을 요청했으나 들어주지 않아 법원에 제소,
계류중이다.

위해시온천진정부와 지난해 2월 합작설립한 위해시금남피건제품유한공사는
행정처분 잘못으로 피해를 입었다.

이회사는 손가방을 만들어 수출하는 기업으로 위해시와 건물과 토지에
대한 20년 임대계약을 맺었으나 공장을 가동한 지 2개월도 안돼 공장안으로
도로를 건설한다고 통보해왔다는 것이다.

면방업체인 D방적은 중국이 원면생산 대국이라는 점에 착안, 작년 6월
중국에 진출했다.

그러나 당초 기대와는 달리 중국정부가 원면을 자국기업에 우선배정하는
바람에 아직까지도 원료조달에 애를 먹고있다.

뿐만아니라 수출쿼터도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 회사는 다른 회사의 수출쿼터를 웃돈을 주고 사들여 회사를
꾸려나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모피를 생산하는 영성산업도 요령성의 한 종이공장을 임대해 새 공장을
지을 생각으로 작년 4월 1백만달러의 투자금을 들고 중국에 진출했다.

그런데 정작 임대료를 챙긴 중국업자는 폐건물을 철거해 주지 않고 애를
먹였다.

현지 당국에 호소해 봤지만 당사자들끼리 해결하라는 답변만 되돌아왔다.

중국의 급격한 임금상승도 중국진출업체들을 당혹케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청도에서 골프용품을 생산하는 고려레포츠의 경우 지난 93년 처음
진출했을 때만해도 1인당 월평균임금이 4만원이었으나 지금은 7만원을
지불하고 있다.

중국정부통계에 따르면 작년한해만도 제조업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이
34.5%나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 이치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일자).